[기고] 효(孝)에 대한 단편적 고찰/ 제주시 경로장애인지원과장 김성진

효(孝)는 동아시아 특유의 문화적 가치다. 그러나 불효는 후기 산업사회가 만들어 낸 산물이라고 한다. 후기 산업사회를 살아가면서 하루를 치열하게 핵가족 중심으로 살다보니 누구나 불효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효의 의미를 알기 위해 공자(孔子)의 효관념을 살펴보면 첫째, 부모에게 공경하는 마음을 강조하고 있다. 둘째, 부모에게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맹자는 효를 백행(百行)의 근본으로 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효를 제왕의 도로 확대했던 것이다.

이이(李珥)의 효사상은 부자(父慈)·자효(子孝)·신충(臣忠)·부부별(夫婦別)·형제우(兄弟友)·붕우유신(朋友有信)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이의 시대에 이르러 수신과 효행에는 구체적 조건이 따르고, 아비의 자애보다는 자식의 효도에 중점을 둔다.

17세기 말부터 18, 19세기에 이르면서 효에 대한 의식에도 변화가 보인다. 이익(李瀷)의 경우를 보면, 충효를 말하면서 충에 이르자면 효가 있어야 하고 효가 아니면 곧 불충(不忠)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곧 효보다 충을 우선하는 태도다. 근대화의 물결들과 접하면서 실학자들이 윤리관에도 여러가지 변화가 일어났다.

그 한 가지 예로 동학의 효 관념을 보면, 효행에 관해 “대효(大孝)란 지효(至孝)를 말함이다. 한 사람이 능히 한 나라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또 능히 천하의 사람들을 느끼도록 하나니, 천하의 지성이 아니면 어찌 이에 이르리오. 사람이 느끼면 하늘도 또한 느끼느니라”고 효성의 어려움을 말하고, 효행의 실천을 가르쳤다.

김성진.jpg
▲ 제주시 경로장애인지원과장 김성진.

이처럼 효를 행하는 자는 청렴하고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다. 변동하는 새로운 시대에 효의 가치와 방식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후기 산업사회의 병폐가 개선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 백행의 근본이 되는 효 사상이 널리 퍼지고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과 더불어 제도적으로 가족과 이웃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시스템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 제주시 경로장애인지원과장 김성진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