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만나 인생관이 바뀐 사람. 바로 코코어멍 김란영 교수입니다. 그는 제주관광대 치위생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운명처럼 만난 '코코'라는 강아지를 통해 반려동물의 의미를 알게됐답니다. 일상에서 깨닫고 느낀 사랑스러운 반려동물 이야기를 코코어멍이 <제주의소리>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코코어멍 동물愛談] (23) 문재인 대통령, 유기견 ‘토리’ 입양을 약속하다

▲ 유쾌한 문토리 씨,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을 부탁해요! /사진 출처=동물보호단체 케어(CARE)

아주 특별한 퍼스트 독(First Dog) 이야기가 반갑다. 유기견이 퍼스트 독이 된 경우는 세계 역사상 유래가 없다고 한다. 미국인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자 미국 동물보호단체에서 퍼스트 독으로 유기견 입양을 제안했지만, 딸의 바람으로 품종견을 입양했다. 그래서 유기견 ‘토리’가 청와대에 입성하게 되면 세계 최초라는 수식이 따르게 된다.

옳고, 기분 좋은 일은 그냥 그 자체를 즐기면 되는데 그렇다고 최초라는 수식이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그 안에는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유기동물을 비롯한 동물의 안전과 생명권이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쓰라린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동물복지제도가 잘 마련된 유럽이라면 큰 기사거리가 안 될 수도 있다. 동물보호단체는 말할 것도 없고, 2002년에 창당된 네덜란드의 ‘동물당’은 4석을 차지한 원내정당이다. 포르투칼의 ‘사람-동물-자연당’, 호주의 ‘동물정의당’, 영국의 ‘동물복지당’, 미국의 ‘인도주의당’ 그 외 독일, 스페인 핀란드, 이탈리아, 스웨덴 등 의회에서 활발히 동물의 권리를 대변하고 있다.

▲ 국회 내 설치된 길고양이 급식소 /사진 출처=한정애 의원 공식 홈페이지.

그들은 동물권리와 복지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안전한 사회와 경제, 먹거리 등 다양한 아젠다를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가까운 대만도 지난 4월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식용 목적의 개, 고양이 도살을 전면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승인했다.

반면 우리나라 정치사회는 동물권리와 보호에 관련하여 세계적 흐름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발의 된 14건의 동물보호법 개정안 중 단 하나도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하였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는 2016년 여름, 반려동물사업을 육성해야할 신사업으로 규정하며 동물경매업 신설과 반려동물 온라인 판매를 허용했다.

▲ 구출 직전 토리의 모습. /사진 출처=동물보호단체 케어(CARE)

‘강아지 공장’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한 번 더 충격을 주더니 급기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퍼스트 독인 희망이, 새롬이와 강아지를 유기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청와대 안에서 단 한순간도 가족이 되어 주지 않았고, 이미지를 위해 이용만 당하다 버려진 셈이다. 그들에 대한 억장이 무너지는 안타까움과 한 인간의 이기심의 끝을 보게 되어 몸서리를 치게 된다.  

비교가 불쾌할 수 있겠지만, 모든 정치인이 그렇지는 않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돌고래 쇼에 이용되었던 제돌이와 친구들을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려보냈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개고기로 유명한 모란시장을 없앴다.

심상정, 한정애, 이정미, 표창원, 박홍근 의원 등 동물 관련 입법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나마 이러한 성과도 몇몇 정치인들의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과 결단 그리고 동물보호단체들의 꾸준한 노력과 국민적 여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국가는 미래 세대를 위하여 생명과 동물의 자연적 기반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 독일 기본법 20조 A항 내용이다. 동물에 대한 권리를 대변하는 하는 입법 활동은 단지 동물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런 노력들은 모든 인류에 이롭다. 사진, 지난 겨울 나의 반려묘 하루의 모습. ⓒ 김란영

작년 한 해만 19개의 경매장에서 30만 강아지가 팔려가고, 8만 2천 만 마리의 동물이 버려진 현실에서 유기견 ‘토리’의 입양은 단비와 같은 소식임에 분명하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공자님의 말씀처럼 어둠을 탓하기보다 촛불 하나를 밝히는 심정으로 대선 후보들에 퍼스트 독으로 유기견 토리의 입양을 제안했고 당시 문재인, 심상정 두 후보가 이를 받아들였다. 

토리는 기적적으로 일어난 우리나라의 모습과 닮아 보인다. 그는 쓰레기 음식으로 겨우 목숨을 이어간 경악스런 학대의 대상이었다. 식용견 농장에서 구출되기 전, 1m 목줄에 묶여 다른 개들이 잡혀 먹는 모습을 꼼짝없이 지켜봐야 했다.

그러다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마지막으로 구출되었다. 어렵사리 구출은 되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동물입양보호소에 머물고 있다. 모두 입양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까맣고 작은 잡종견이 입양되기란 쉽지 않다.

2년 동안의 고독에 보답이라도 하듯 이런 멋진 운명적인 만남이라니! 사람들은 대통령의 성을 달아주며 ‘문토리’라 부르고 있다. 모든 국민의 사랑과 관심 속에 이미 국민 반려견으로 등극되었다.

“모든 인간과 동물은 차별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처럼 앞으로 그의 따뜻한 인품과 생명철학은 문토리의 입양을 시작으로 고스란히 전달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 있을 ‘대통령과 문토리의 브로맨스‘ 벌써부터 설렌다.

▲ 마루, 찡찡이 등 개 3마리, 고양이 2마리와 가족을 이루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개 바보, 고양이 바보로 알려져 있다. /사진 출처=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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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어멍 김란영은 제주관광대 치위생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단짝 친구인 반려 강아지 코코를 만나 인생관이 완전 바뀌었다고 한다.           

동물의 삶을 통해 늦게나마 성장을 하고 있고, 이 세상 모든 사람과 동물이 함께 웃는 날을 희망하고 있다. 현재 이호, 소리, 지구, 사랑, 평화, 하늘, 별 등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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