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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부터 13일까지 제주서 열린 제주국제연수센터(JITC) 국제문화역량강화 워크숍에 참석한 닐리마 슈레스타, 드웨인 사마리스타, 랜디 더반드. ⓒ제주의소리
아시아 개발도상국 도시개발 담당자들, 제주국제연수센터 워크숍 참가

지속가능하면서 고유한 문화를 살린 도시 개발을 위한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노력이 제주에서 시작된다.

유엔훈련연구기구(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JITC)는 세계지방정부연합 아시아태평양지부(UCLG-ASPAC), 제주도와 함께 10일부터 13일까지 ‘국제문화역량강화 워크숍’을 제주도 문예회관, 제주자연사박물관 일대에서 열었다. 이번 워크숍은 세계 각국 문화·예술 관련 인사들이 제주에 모이는 제2회 UCLG(United Cities and Local Governments, 세계지방정부연합) ASPAC(아시아-태평양) 문화분과위원회 사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주제는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을 위한 문화 관광 정책 개발’로 네팔, 방글라데시,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한국의 중앙·지방정부 공무원, 학계, NGO 관계자 2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제주에서 전문가 강연, 사례발표, 조별토론, 현장학습 등의 시간을 가졌다. 

워크숍에서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라는 유엔 기조에 기반한 문화관광개발을 이해하고, 문화관광 정책 및 프로젝트 관리방안, 환경과 문화유산 관리 등과 관련된 심도 있는 지식을 습득한다. 참가자들은 국가 및 도시 별 사례 발표를 통해 경험을 공유했다.

이를 위해 한·아세안 센터 무하마드 도드 문화관광국장, 글로벌 지속가능관광 위원회 CEO 랜디 더번드, 유엔환경계획 무스타크 메몬 박사, 이재홍 제주관광공사 본부장, 남아프리카 공화국 Creative City South의 제이드 민트 국장, 한국외대 카디르 아이한 교수, 유엔환경계획 무스타크 메몬 박사, 글로벌 문화네트워크 존 스미시스, 영국 University College London 김정후 박사 등이 강연자로 나서 문화·관광과 도시개발 사례를 공유했다.

성장 일변도의 성장에 집중해온 아시아 개발도상국 도시들은 제주국제연수센터 워크숍을 통해 새로운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의 방향을 배워갔다. <제주의소리>는 교육이 막바지로 향하는 12일 제주도문예회관에서 워크숍 참가자 세 명을 만났다. 교육생 두 명은 제주에서 배운 지속가능한 문화 도시 개발을 모국으로 돌아가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연자는 제주 관광을 위한 조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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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 카트만두시 소속 카트만두 계곡 개발국
도시설계자 닐리마 슈레스타. ⓒ제주의소리
닐리마 슈레스타(Ms. Nilima Thapa Shrestha)는 네팔 카트만두시 소속 카트만두 계곡 개발국(Kathmandu Valley Development Authority)에서 도시설계자(Urban Planner)로 재직 중이다. 카트만두 인근 5개 위성도시, 52개 구도심을 개발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그는 “카트만두는 최근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다. 도시가 더 많은 인구를 수용해야 하는데, 도시개발이 중요해졌다. 무조건적인 개발보다는 전통적인 문화를 어떻게 보존할 수 있는지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 전공인 도시개발과 건축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에 이번 교육에 참여했다. 이번 워크숍에 참가하기 전까지 문화라는 개념을 도시개발에 적용하는 걸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문화를 적용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 감명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제주에서 배운 문화 개발을 카트만두에 적용해서 구도심만의 문화와 전통을 보존할 수 있는지 노력하겠다. 문화를 지키며 주민들이 경제적 이익을 얻도록 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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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마카티시 마카티 거주지역 유산 보존 프로젝트 책임자 드웨인 사마리스타. ⓒ제주의소리
지난해 이어 올해 다시 제주국제연수센터 연수에 참여한 드웨인 사마리스타(Mr. Dwayne Samarista)는 현재 필리핀 마카티시(Makati CIty Government)에서 마카티 거주지역 유산 보존 프로젝트(Makati Poblacion Heritage Conservation Project)의 책임자로 일한다. 이번 UCLG 회의에도 초청받아 마카티시 사례를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 워크숍 후 배운 것을 토대로 마카티 시장에게 35가지 사업을 제안했다. 시장이 곧 바뀌었지만 UCLG가 제안하는 문화 정책 기준인 ‘문화21 lab’을 반영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마카티에는 구도심 지역이 많아 도시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모든 주민을 위해 도시재생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 의견을 가장 많이 듣고 개발의 방향을 정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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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TC CEO 랜디 더반드. ⓒ제주의소리
워크숍 강연자인 랜디 더반드(Mr. Randy Durband)는 NGO 단체 GSTC(Global Sustainable Tourism Council)의 CEO다. GSTC는 세계관광기구(UNWTO), 유엔환경계획(UNEP), 유엔재단(UN Foundation) 후원으로 2008년 설립된 단체이며, 생태관광을 포함해 지속 가능한 관광분야에서 국제표준(호텔, 여행사, 관광지 기준 등)을 제공한다. 랜디 더반드는는 24년간 관광 분야에 몸담으면서 6년 전부터 지속가능한 관광 분야에 매진하고 있다. 

5~6번 제주를 찾았다는 그는 “제주가 내세우는 이미지는 환경 보전, 환경 친화적이다. 그런 점에서 전기차 산업을 육성하는 건 바람직하다. 다만, 제주에 들어오는 주된 방법이 공항인데, 제주공항에서는 그런 이미지를 느낄 만 한 것이 없다. 제주에 대한 이미지를 가지고 공항에 내렸지만, 인상은 인천공항 같은 복잡한 공항과 다름없다. 이건 제주시 도심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유네스코 3관왕이라는 섬 전체의 자연을 보여주는 공간을 가까운 도심 안에 만들 것 ▲제주문화를 단번에 느낄 수 있는 시설을 공항에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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