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훈의 과학이야기] (2) 장수식품 ㊱ 세포의 막 튼튼하게 만드는 육식의 힘

요즘 신문의 부고란을 보면 여성의 경우 90세 이상 사신 분이 적지 않고, 가끔 100세를 넘긴 분들도 있다. 한 세대 전만해도 꿈같이 생각됐던 ‘100세 시대’가 눈앞에 와있다는 느낌이 든다. 어찌 보면 오래 산다는 것이 불행하게도 생각되지만, 인간이면 오래 살고 싶다는 욕망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평균수명이 길어진 것은 병에 걸리지 않게끔 주위 환경이 많이 개선된 점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또 하나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겨 육식을 많이 하게 된 것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들의 신체를 구성하는 60조개 세포의 막(膜)은 고기에 많이 들어있는 콜레스테롤을 원료로 해서 만들어진다. 뇌세포도 마찬가지다. 세포막이 튼튼하면 뇌를 포함한 신체의 모든 부분이 튼튼해진다. 결국 몸은 질병에 걸리지 않고, 장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식사에서 고기(육식)가 좋다는 것은 모든 식품 중에서 고기의 아미노산 조성이 인체에 가깝다는데 있다. 단백질은 20종류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20종류의 아미노산 가운데 신체 내에서 합성되는 것을 ‘비필수 아미노산’이라 하고, 신체 내에서 합성되지 않는 것이 9종류있는데 이것을 ‘필수 아미노산’이라 한다. 따라서 ‘필수 아미노산’은 식사로부터 섭취하지 않으면 안된다.

다시 말해, 고기가 좋다는 것은 신체가 요구하는 ‘필수 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있기 때문이다. ‘세레토닌’의 원료가 되는 ‘트립토판’도, ‘도파민’의 원료가 되는 ‘페닐알라닌’도 모두 필수 아미노산에 속하는 것으로 고기 속에 들어있다.

나이가 들어도 고기를 자주 먹고 때로는 사랑도 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사랑을 한다는 것은 뇌를 크게 자극하기 때문에 치매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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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훈 제주대 명예교수. ⓒ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사랑을 하는데는 도파민의 도움이 필요하다. 도파민은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며, 신경전달 작용을 하는 물질이다. 즉, 운동조절, 호르몬조절, 쾌락감정, 의욕, 학습 등에 관여하며, 또한 심신작용을 일시적으로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 도파민을 사랑의 호르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람이 누구를 사랑할 때는 뇌에서 도파민이 많이 나오므로 뇌는 흥분하게 되는 것이다. 고기를 먹고 장내세균수를 증가시켜두면 도파민의 합성량은 자연히 많아지게 된다. 나이가 들어도 맛있는 고기를 먹으며, 사랑도 하는 즐거운 인생이 되기 바란다. 

▲ 윤창훈 명예교수는...
1947년생인 윤 교수는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동경대학대학원에서 농업생명과학전공으로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제주대 식품영양학과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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