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회적자본 시민참여교육 막 올려...서영표 교수가 제시한 ‘제주다움’은?

▲ 19일 열린 '제주 사회적자본 증진을 위한 시민참여교육 플랫폼' 첫 번째 강연에 나선 서영표 제주대 교수. ⓒ 제주의소리

제주의 전통적 특성인 ‘괸당 문화’가 참여민주주의, 더 나아가 ‘다름의 공존’을 위한 열쇠가 될 수 있을까?

제주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사회적자본의 가능성이 제시됐다.

제주국제협의회(회장 강태선), 제주패스(대표 윤형준), 더제주(대표 양길현), <제주의소리>가 공동주최하는 ‘제주 사회적자본 증진을 위한 시민참여교육 플랫폼’이 19일 오후 7시 제주축협한우플라자 회의실에서 막을 올렸다.

첫 강연의 주인공은 서영표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

이날 서 교수는 지난 수십년간 만연한 신자유주의적 풍토로 빚어진 사회안전망의 부재, 나락으로 위기에 떨어진 청년들, 한 번 패배하면 재기가 불가능한 사회구조 등을 지적하면서 “사회적 토대가 송두리째 무너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위기 상황 때문에 최근 유독 ‘사회적(social)’이라는 개념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점을 언급했다. 서 교수는 “우린 결국 누군가에게 기대고 연대하면서 함께 살아내야 한다”며 사회적자본이 지금 이 시대에 요청받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오늘날 제주사회를 조명하면서 ‘제주다움’을 다루던 서 교수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서 교수는 “제주는 지속가능한 환경수도, 생태적이고 탄소없는 섬을 얘기하면서 한편으로는 맹목적인 팽창주의와 성장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제주가 가진 독특함을 짧은 시간 내에 빨리빨리 관광으로 팔아야한다는 개발주의의 결과로 삶의 질이 나빠지면 이주민들과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이들은 다 떠나게 된다”며 “결국 제주에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제주에서 살아갈 사람들에게 남은 건 더 이상 관광적 가치가 없는, 독특함이 상실된 제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살아낸 방식, 살고 있는 방식, 살아가야할 삶의 양식이 관광 자원으로 보여져야 한다”며 “우리 삶의 방식이 넘쳐흘러서 누군가에게 ‘여기에 제주만의 독특한 느낌이 있구나’하고 유인해야지, 가공하고 포장한다면 우리에게 남는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 19일 열린 '제주 사회적자본 증진을 위한 시민참여교육 플랫폼' 첫 번째 강연에 나선 서영표 제주대 교수. ⓒ 제주의소리

서 교수는 “개발보다는 발전이라는 말을 쓰고 싶다”며 “발전은 단순히 양적으로 GNP가 얼마 늘어나는 게 아니라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흔히 말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것은 자원을 사용할 때 우리의 필요를 충족시키면서도 후세대의 욕구 실현을 방해하지 않을 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 교수는 단순히 제주다움이 과거의 문화 원형 그대로를 재현하는 게 아니라고 역설했다. 제주가 가진 문화적 자원을 통해 지금 사회가 직면한 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하는게 핵심이란 얘기다.

▲ 19일 열린 '제주 사회적자본 증진을 위한 시민참여교육 플랫폼' 첫 번째 강연에 나선 서영표 제주대 교수. ⓒ 제주의소리

서 교수는 “제주는 맹목적 성장주의가 괸당이라고 표현되는 연줄과 이어져 극단적인 개발소비주의로 연결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수눌음이 연줄망이 되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적인 참여를 훈련할 수 있는 기회이자 다름의 공존을 만들어내는 제주다움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와 사회적자본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이 프로그램은 오는 10월까지 매달 한 번씩 진행된다. 다음 달에는 6월 14일 오후 7시 신용인 제주대 교수가 ‘사회적자본과 헌법 제1조’를 주제로 연단에 선다. 각 분야 권위자의 강연과 함께 청중들이 질의응답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참가희망자는 제주국제협의회(064-710-6976)로 신청하면 된다. 참가비는 무료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