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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을 피해 도주생활을 하던 피의자가 도내 한 호텔에서 추적을 피하기 위해 호텔 로비의 전화사용을 요청하는 모습. <제주지방경찰청 제공>
범행 규모 100억 육박...최대 10% 이율보장에 피해 눈덩이, 유명 연예인 피해는 확인못해 

<제주의소리>가 4월11일 단독 보도한 <제주 공연기획사 A업체 대표 수십억대 투자받고 잠적> 기사와 관련해 해당 공연기획사 대표의 범행규모가 1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동부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김모(34)씨를 구속하고 내일(24일) 송치한다고 23일 밝혔다.

김씨는 2013년 공연기획사를 설립하고 공연 등 행사 유치를 위해 통장 잔고 증명이 필요하다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15명에게 약 92억원을 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4년부터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려 공연사업을 시작하면서 일부를 갚지 못했다. 2015년에는 메르스 등으로 야외공연이 어려워지면서 자금난을 겪었다.

2016년에는 3차례에 걸쳐 무료 공연을 진행하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15년 8월부터는 돈을 빌리면서 이전 차용금을 갚는 속칭 돌려막기 수법을 썼다.

김씨는 최초 2%대 이율을 보장하며 돈을 빌렸지만, 금전 거래가 힘들어지자 10%까지 약속하며 범행규모를 계속 키워갔다.

‘페스티벌 공연 등 행사를 진행하는데 돈이 필요하다’, ‘관공서에서 추진하는 행사에 입찰하려는데 신용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통장 잔고를 증명해야 한다’는 등 갖은 이유를 댔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김씨가 자신의 계좌를 통해 거래한 인원은 100여명에 이른다. 이들과 주고받은 금액만 416억원 상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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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미옥 제주동부경찰서 수사과장이 제주도내 공연기획사 범행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범행 초기에는 가족과 지인들을 상대로 돈을 빌렸지만, 이후에는 지인을 통해 제3자를 소개 받으면서 거래를 늘려갔다. 최대 4억원을 받지 못한 피해자도 있었다.

경찰은 전체 거래액 중 경찰에 고발한 15명과 주고받은 92억원을 범행 규모로 판단했다. 이중 실제 김씨가 돌려주지 않은 금액은 27억원 상당이다.

걸그룹 소속 유명 연예인 등도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당사자로 지목된 인사들은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경찰이 파악하지 못한 피해자 중 일부는 검찰에 직접 고발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 수사과정에서 피해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기업의 이미지를 키우기 위해 무료로 공연을 진행했고, 이후 큰 수익이 따라올 것으로 기대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들의 상환 압박이 계속되자 김씨는 지난 4월6일 휴대전화를 집에 놔둔채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11일 김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하고 행적을 추적해 왔다.

경찰의 수사가 이뤄지자 김씨는 5월15일 자수하고 범행 일부를 자백했다. 경찰은 도주를 우려해 지난 19일 김씨를 구속했다.

박미옥 동부서 수사과장은 “지인간의 거래일지라도 사회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 타당성 등을 꼼꼼히 살피고 투자결정을 해야 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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