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9일 한라도서관에서 ‘2017 제주한국지역도서전’...1500여종 지역도서 전시·판매

책 애호가들에게 더 없이 반가운 축제가 열린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방방곳곳을 기반으로 하는 출판사들이 펴낸 개성 넘치는 책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첫 번째 <2017 제주한국지역도서전>이다. 

(사)제주출판인연대가 주최하고,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사)제주출판인연대가 주관하는 <2017 제주한국지역도서전>이 25일부터 29일까지 한라도서관에서 열린다. 제주에서 처음 시작하는 이번 행사는 간단히 말해 ‘지방’ 출판사들이 한데 모이는 자리다. 대형 출판사가 아닌 중소규모 출판사 70여곳이 펴낸 책 1500여종을 한라도서관에서 전시·판매한다. 권수로 따지면 3000권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제주문화예술재단 공모 사업에 선정돼 전체 예산의 절반(2500만원)을 지원받았고, 스토리펀딩 등으로 후원자를 모집했다.

기존에 열리던 도서 관련 축제와 다르게 <2017 제주한국지역도서전>이 주목받는 이유는 '지역성'이다. 전국 시(市)·군(郡)에서 책이나 잡지를 만드는 출판인들이 이번 행사를 만들었다. 

주관사인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는 서울, 파주를 제외한 문화잡지사, 출판사, 학계연구자가 모인 조직이다. 지난 2013년 3월 ‘지역문화잡지네트워크 준비모임’으로 시작해 지난해 5월 발기인 대회를 열고 현재 명칭을 확정지었다. 제주를 포함해 20개가 넘는 회원사, 50여명의 회원이 속해 있다. 대표는 월간지 <전라도닷컴>의 황풍년 편집장이다. 

그동안 개별 회원사 전시는 몇 차례 열었지만, 단체 회원뿐만 아니라 다른 소규모 출판사까지 아우른 종합적인 성격의 전시는 제주가 출발이다. 행사 기간 동안 한라도서관 일대에는 경기·강원·충청·경상·전라·제주 지역 70여개 출판사가 펴낸 책 3000여권과 8개 지역문화 잡지가 전시된다.  

출판계 인사 140여명도 제주로 내려온다. 두 번째 한국지역도서전이 열리는 수원시의 염태영 시장, 조충훈 순천시장,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지각색 지역 문화가 물씬 풍기는 책을 만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대행사도 눈길을 끈다. 《씨앗불》, 《나는 죽지 않겠다》의 저자 공선옥 작가 북콘서트, 팔도 사투리 책 읽기, 영화 <행복한 사전> 상영회, 지역출판의 애환을 나누는 5분 발언대, 그림책 놀이 등이 행사 기간 동안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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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제주 곳곳의 작은 문화공간에서 지역출판인과 저자와 만나는 ‘북카페 위크’는 본 행사 못지 않게 인상적이다.

《바람커피로드》의 저자 이담(25일 오후 7시·제이아일랜드), ‘기억의책 꿈틀’ 편집장 박범준(25일 오후 7시·우유부단 크림공작소), 씨위드 발행인 이나연(26일 오후 7시·에이팩토리), 《뭍으로 간 해녀》의 저자 홍경찬(26일 오후 7시·커피박물관바움), 부산 출판사 ‘산지니’ 대표 강수걸(27일 오전 11시·북카페 여행), 대구 출판사 ‘학이사’ 신중현 대표(27일 오전 11시·타오하우스), 수원 출판사 ‘사이다’ 최서영 대표(28일 오전 11시·시골책방), 경남 출판사 ‘피플파워’ 김주완 편집이사(28일 오전 11시·바라나시책골목), 광주 줄판사 ‘전라도닷컴’ 황풍년 편집장(29일 오후 7시·제주올레 여행자센터), 대전 출판사 ‘월간토마토’ 이용원 편집장(29일 오후 7시·커피동굴)이 북카페 위크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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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한국지역출판 ‘천인독자상’은 후원자들의 지원으로 처음 제정됐다. 대상은 권영란 씨가 쓴 《남강오백리 물길여행》(도서출판 피플파워)이 선정됐다. 공로상은 윤일호 씨의 《어른들에게 보내는 경고장》(내일을여는책), 윤증호 씨의 《돌그물》(도서출판 기역)이다. 수상 모두 지역 출판사가 펴낸 책이다.

전국적인 행사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한라도서관은 큰 역할을 담당했다. 공간을 내줄 뿐만 아니라 수 천 권의 책을 보관해주며 다방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여기에 도서전을 준비하는 동안, 소통할 기회가 없던 제주 출판사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면서 더욱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는 등 의미 있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최낙진 도서전 집행위원장은 “<2017 제주한국지역도서전>은 제주 출판업 종사자들에게 새로운 힘을 불어넣는 동력이 되고, 지역출판과 도서관을 연계하는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으리라 믿는다. 나아가 출판사, 저자, 서점, 독서모임, 도서관 등 지역 독서 생태계를 튼튼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의: 064-748-5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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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부터 최낙진 2017 제주한국지역도서전 집행위원장, 김동용 한라도서관장, 김외솔 2017 제주한국지역도서전 부위원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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