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 해안에서만 이틀간 125t ‘끝없는 수거작업’...떼지어 제주로 이동중, 군장병 동원 검토 

중국에서 밀려온 괭생이모자반이 제주해안 포구까지 점령(?)하면서 각종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중장비까지 동원했지만 수거에 애를 먹으면서 급기야 군장병 동원까지 검토되고 있다.

<제주의소리>가 26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동귀 포구를 확인한 결과 해안에 검은 바위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괭생이모자반이 포구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해안에도 모자반이 쉴새 없이 밀려들면서 청명한 하늘에 반짝여야 할 에메랄드 빛 바다는 탁한 갈색으로 바뀌었다. 포구에 정박한 어선도 모자반에 포위돼 이동 자체가 힘들 정도였다.

어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애월읍사무소는 굴착기와 지게차, 덤프트럭을 동원해 이틀째 모자반 수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업계 직원과 바다지킴이 등 10여명이 투입돼 구슬땀을 흘렸다.

이틀간 수거한 물량만 125t에 이른다. 15t 트럭 8대 분량이다. 포구나 해안가는 그나마 작업이 가능하지만, 장비가 들어가지 못한 해안은 손조차 대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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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제주시 애월읍 동귀 포구에 괭생이모자반이 대거 떠밀려와 포구와 해안이 온통 갈색으로 변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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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제주시 애월읍 동귀 포구에 괭생이모자반이 대거 떠밀려와 포구와 해안이 온통 갈색으로 변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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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제주시 애월읍 동귀 포구에 괭생이모자반이 대거 떠밀려와 포구와 해안이 온통 갈색으로 변했다. ⓒ제주의소리
작업 도중 조류에 따라 모자반이 이동하는 경우도 있어 제거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중장비를 매일 동원하다보니 임대를 위해 투입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아직까지 큰 피해 상황은 접수되지 않았지만, 제때 수거하지 않을 경우 어선 이동이 어렵고 정치망 등에도 피해를 줄 수 있어 작업을 멈출 수도 없는 처지다.

실제 지난 3월16일에는 서귀포시 대정읍 운진항에서 가파도로 향하던 레저보트객이 모자반에 둘러싸여 조종불능 상태에 빠져 해경에 구조되기도 했다.

모자반은 제주시 애월읍과 한림읍, 조천읍 함덕리 등 제주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대거 밀려들고 있다. 최근에는 서귀포시 대정읍 등 남부해역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드론 촬영을 통해 제주 서남부 해역에서 괭생이모자반 덩어리가 수km의 띠를 이루며 이동하는 모습을 추가로 포착했다.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인근 해역에서 발견된 모자반의 경우 길이가 무려 6km에 이를 정도로 거대했다. 5월초 서풍과 남서풍의 영향으로 밀려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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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제주시 애월읍 동귀 포구에 괭생이모자반이 대거 떠밀려와 포구와 해안이 온통 갈색으로 변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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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제주시 애월읍 동귀 포구에 괭생이모자반이 대거 떠밀려와 포구와 해안이 온통 갈색으로 변했다. ⓒ제주의소리
▲ 26일 제주시 애월읍 동귀 포구에 괭생이모자반이 대거 떠밀려와 포구와 해안이 온통 갈색으로 변했다. ⓒ제주의소리
국립수산과학원은 미국 위성사진을 통해 제주 서부와 북부, 추자도 해역에 괭생이모자반 띠가 형성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괭생이모자반은 모자반과의 해조류로 국내와 동아시아 지역에 폭넓게 분포하고 있다. 암반에 떨어져 분리돼도 가지에 수많은 공기주머니가 있어 바람과 해류에 따라 멀리 이동한다.

제주도가 5월 중 수거한 모자반만 이미 700t을 훌쩍 넘어섰다. 당국은 수거물량 처리를 위해 재활용 수요 조사를 진행하고 필요한 농가에 거름으로 지원하고 있다.

수거작업은 각 읍면동별로 진행하도록 하고 관련 예산은 행정시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일부 지역은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군장병 동원 요청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제주 주변에서 발견된 대량의 괭생이 모자반이 제주로 추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선박 운항 등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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