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미국 방문단 배·보상 콘퍼런스-백악관 앞 집회...하원 외교위원장 만나 건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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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미국 뉴욕시립대에서 열린 4.3증언회. ⓒ 제주의소리

천주교 제주교구, 제주4.3희생자유족회, 세계섬학회, 제주주민자치연대로 구성된 4.3 방문단이 미국 곳곳에서 국제 석학들이 참가하는 콘퍼런스를 열고, 직접 하원의원을 만나 미국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태도를 주문했다. 

이들 방문단은 23일 오후 미국 뉴욕시립대학교에서 4.3증언회를 통해 현지 참석자들에게 4.3의 역사와 아픔을 생생히 전했다.

이날 증언회에는 4.3 당시 18살이었던 오태경(87, 서귀포시 표선면)씨가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오씨는 “4.3에 대해 일정부분 책임있는 미국 현지에서 4.3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돼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 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4.3의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언회에 참석한 강우일 주교는 “4.3의 아픔을 치유하는 진정한 길은 단순한 화해만이 아니라 당시 진실에 대한 책임있는 규명이 토대”라며 “내년 70주년을 맞는 4.3에 대해 미국정부도 치유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윤경 유족회장은 “4.3은 미군정 시대에 시작됐고,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는 오늘날까지 고통이 지속되고 있다”며 “미국 증언회 등을 통해 생명의 존엄성을 되새기고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증언회에서는 체앙라이 대만국립중앙대학교 석좌교수, 구니히코 요시다 일본 홋카이도대학교 교수, 양영숙 미국 발티모어 한국천주교회 간사, 로이 타마시로 미국 웹스터대학교 교수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24일에는 양윤경 유족회장, 양영수 천주교 제주교구 신부 등이 희라노 상원의원실, 마크 타카노 하원의원실 등을 찾아 미국정부가 4.3 진실 규명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청원의견을 전달했다.

양윤경 회장은 에드 로이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을 직접 만나 4.3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미국정부가 적극 나서달라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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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백악관 앞에서 열린 제주 4.3 방문단의 집회.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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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백악관 앞에서 열린 제주 4.3 방문단의 집회. ⓒ 제주의소리

백악관 앞에서 4.3에 대한 미국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집회도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미국정부의 사과를 촉구하는 피켓과 현수막을 내걸고 백악관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4.3 관련 자료를 전달했다.

피켓시위에 참가한 오임종 제주4.3유족회 수석부회장은 “4.3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미국이 나서서 제대로 된 사과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들 방문단은 앞서 22일 노스캐롤라이나 법학전문대학원에서 4.3 배·보상 해법 모색을 위한 국제 콘퍼런스도 열었다.

콘퍼런스에는 알 브로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체항 라이 대만 중앙국립대학교 교수, 카톤 워러하우스 인디아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호프 엘리자베스 메이 미국 중앙미시건대학교 교수, 고창훈 세계섬학회장 등이 주제발표와 토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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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노스캐롤라이나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열린 4.3 배·보상 해법 모색을 위한 국제 콘퍼런스.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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