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 센터’ 착수보고회...단순 보급→전후방 산업 연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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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제주벤처마루에서 열린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 센터 구축 착수보고회'에서 김영철 제주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이 발표하고 있다. ⓒ 제주의소리

전국 최고의 전기차 보급률을 지역경제와 직접 연결시킬 전·후방사업이 본격화 된다. 제주가 단순 전기차 보급을 넘어 새로운 신성장동력 개척까지 이뤄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테크노파크는 13일 오후 2시 제주벤처마루에서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 센터 구축 착수보고회’를 열고 앞으로의 구상을 밝혔다.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 센터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디지털융합센터 4200㎡ 부지 위에 2층 3700㎡ 규모로 구축된다. 총 189억3000만원이 투입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와 제주도가 지원하고 제주테크노파크가 주관, 한국전지연구조합, 제주대, 자동차부품연구원이 참여한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폐배터리 급증이라는 새로운 문제와 마주치게 되는데, 이번 센터 구축이 이에 대한 해결책이 될 전망이다. 전기차 내 사용이 종료된 배터리도 약 70~80%의 잔존 용량을 보유하는데, 이 배터리를 최근 산업계 최대 화두 중 하나인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탄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문제 해결을 넘어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한 ESS, 가정용 ESS 등으로 활용되는 등 연관사업 육성의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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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 센터 조감도. /제공=제주도 ⓒ 제주의소리

그 동안 ‘전기차 보급이 과연 제주지역 경제와 무슨 관계가 있냐’는 의문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제 구체적인 답을 내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전기차 보급을 두고 보조금 때문에 ‘제주가 대기업 자동차 제조사의 봉이냐’는 말도 나왔지만, 초기 소비시장 형성에 참여하지 않고 연관된 산업을 키우는 게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며 “지금까지가 올림픽 성화를 들고 경기장 안까지 들어가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성화대에 불이 붙은 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보급을 기본으로 하되 그 다음 단계인 연관산업으로 가야한다”며 “그 1호가 폐배터리 재사용 센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김상협 제주그린빅뱅추진위원회 위원장(카이스트 교수)은 “배터리 재사용은 ESS로서, 또 순환경제라는 큰 흐름 속에서 그 가치가 굉장히 높다”며 “최근 제주가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세계의 앞길을 비춰주는 곳으로 자리잡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기차 폐배터리 재상용 센터는 전기차에 사용된 배터리 팩과 모듈을 회수한 뒤 공정을 거쳐 재사용이 가능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ESS 시험·검사시스템 구축, 국내외 표준 제안 기능, 전문 인력 양성, 관련 연구개발, 사업모델 발굴 등 폐배터리를 통한 전후방 사업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세계적으로 이와 관련된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상용화 단계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최초라고 할 수 있다.

전기차 보급 확산이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이어지게 되는 셈이다. 이 센터를 통해 2030년까지 313억원이 절감되고, 1만5000건의 재사용을 통한 연관산업 활성화, 200여명의 고용창출효과가 기대된다.

이날 센터 주관기관인 제주테크노파크의 허영호 원장은 “에너지저장장치에 대한 기술개발은 이제 닛산, BMW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를 중심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며 “미래 제주의 대표적 사업모델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신산업정책국장은 “ESS 기술과 관련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야 한다”며 “정부에서도 계속 이번 센터 구축 사업에 적극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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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제주벤처마루에서 열린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 센터 구축 착수보고회'.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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