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학·좌남수 의원 “재정결함보조금 수백억 지원받으면서 특수학급 설치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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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학(왼쪽), 좌남수 의원. ⓒ제주의소리
장애인들을 위한 특수학급 설치에 미온적인 학교에 대해서는 제주도교육청이 재정 지원을 중단하는 등 강력한 패널티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김경학 위원장(구좌·우도면, 더불어민주당)은 26일 제주도교육청을 상대로 한 2016회계연도 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 결산 심사에서 제주시 동부지역 고교에 특수학급이 전무한 것과 관련해 교육당국의 대책을 추궁했다.

도내 사립 고등학교 중에서 특수학급을 설치하지 않은 곳은 대기고·중앙고·오현고·남녕고·영주고·제주여고·신성여고·세화고·한림고·애월고·한국뷰티고·서귀포고·서귀포여고·삼성여고·대정고 15개교다.

특히 제주시 동부지역의 경우 특수학급을 설치한 사립고는 한 곳도 없다. 이 때문에 이 지역에 사는 장애학생들은 제주일고·제주고·서귀포산업과학고·표선고 등 특수학급이 설치된 공립학교를 다니고 있다. 이들 학교 특수학급은 정원 초과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 위원장은 “제주시 동부지역 고등학교 중에 특수학급이 있는 학교가 없다. 삼양·화북에 사는 장애학생들이 신제주권 학교까지 가야 한다”면서 “장애인이 없는 제주도, 장애인 없는 대한민국은 있을 수 없다. 특수학급이 없는 학교는 자랑일 수 없다. 수치로 알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동부지역 고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들, 아픈 사람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삶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며 특수학급 설치에 대한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이에 이계영 부교육감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교육청에서도 문제를 파악, 지속적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해당지역 학교 중 특수학급을 설치하지 않는 학교는 사립학교다.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어려움 있다”고 토로했다.

해당학교 측에서 특수학급을 설치했을 때 학교 이미지, 학부모들의 반대 등을 이유로 특수학급 설치에 미온적인 태도를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언제까지 노력만 할 것이냐. 제주도에 장애인이 3만명이 넘는다. 이제는 성과를 내야 할 때”라며 해당학교 측에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좌남수 의원(한경·추자면, 더불어민주당)은 특수학급 설치에 반대하고 있는 사립학교에 대한 재정지원 중단을 주문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다.

좌 의원은 “특수학급 설치에 반대하고 있는 곳이 소위 명문 고등학교 아니냐”면서 “그런데 그 학교의 법정 전출금이 얼마인 줄 아느냐. 10% 밖에 안 된다. (교육정책에 비협조적인 학교에) 시설비를 수십억원씩 지원해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엿다.

이 부교육감이 “(교육청에서도) 사립학교에 할 수 있는 조치가 너무 제한적”이라며 볼멘소리를 하자, 좌 의원은 “도교육청이 매년 사학법인에 수백억원의 재정결함보조금을 지원하면서 얻는 게 무엇이냐. 충분히 요구할 수 있는 건 요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경학 위원장도 “이번 추경에도 관련학교에서 다양한 예산요구가 있던 것으로 안”면서 “교육당국도 행·재정적 강제수단을 동원해야 하고, 의원들도 그에 대해서는 협조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교육감은 “특수학급을 만드는데 저희는 적극 동의한다. 의회에서도 많이 도와 달라”며 도의회는 물론 지역사회의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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