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제주경제’ 2/4분기 ‘보합’…유커 급감으로 관광수입은 2147억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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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제주지역 관광객 수 증가율과 관광수입 규모 변화. ⓒ 한국은행 제주본부

올 들어 외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지난 4~5월 중 제주지역 관광수입이 2147억원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자리를 내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일부 업종의 업황은 오히려 나아진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중국인단체관광객 편중 현상이 높았던 제주관광산업에 직격탄을 쐈지만, 사드 등 외부악재에 휘청 이는 제주관광과 제주경제의 체질개선 여부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의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올 4~5월 중 내국인 관광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723억원 늘어난 반면, 외국인 관광수입은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인 단체관광객(遊客·유커) 급감으로 2870억원 줄었다. 

결국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제주지역 관광수입은 2147억원 줄어들었고 외국인관광객 매출비중이 높은 면세점과 대형마트가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올 3~4월중 제주지역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전년동기 대비 두자리수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 1월 31%에 가까웠던 판매액지수 증가율이 3월에는 -8.3%, 4월에는 -10.5%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역음식점과 렌터카 등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은 되레 업황이 소폭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도민 이용률이 높은 동네 중소형 마트와 전통시장 등의 매출도 소폭 늘어난 것으로 모니터링 돼 도민소비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도 숙박업은 전분기보다 매출이 줄어든 반면, 렌터카업·전세버스업·골프업 등은 매출이 늘었다. 

홍수성 한은 제주본부 과장(경제조사팀)은 “중국인단체관광객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관광객이 많이 줄었지만 실제 현장 모니터링에선 도민과 내국인 이용 업소의 매출은 꾸준하거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홍 과장은 또, “외국인관광객 급감에도 불구하고 제주경제가 전분기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제주관광과 제주경제의 체질개선 여부에 따라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이 때문에 제주도 역시 올 들어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수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 다변화 및 내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남아 지역으로의 전세기 취항, 제주~일본 간 정기편 신규 편성, 일본·유럽 등 와이드크루즈선 유치 활동으로 중국 이외 국가로부터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제주관광 그랜드 세일’ 등 다양한 행사를 실시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올 2/4분기 중 제주경제는 1/4분기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관광객 감소에도 불구하고 내국인관광객이 늘고 도내 수요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보합’ 수준을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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