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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7일 오전 11시20분 한라산 국립공원 어리목 900m 고지에서 소나무 재선충병에 감염된 나무를 직접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주도>
항공예찰서 고사목 43그루 확인 ‘감염 여부 분석중’...원 지사 한라산 찾아 총력 예방 주문

소나무 재선충병이 저지선인 한라산 국립공원 경계지를 뚫은데 이어 해발 1000m에서도 고사목 수십여 그루가 연이어 발견돼 제주도가 시료채취 검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23일 한라산 국립공원에 대한 항공예찰을 진행해 650m 이상 고지대에서 고사한 소나무 43그루를 확인해 좌표(GPS) 분석 작업을 진행중이다.

고사목 중 천왕사 서부능선의 해발 730m의 고사목 5그루는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서 어제(26일) 저녁 시료를 채취해 현재 한라산연구부에서 재선충병 감염 여부를 확인중이다.

한라산연구부는 자체적으로 천왕사와 한울누리공원, 제주과학고 인근 고사목 5그루에 대한 재선충병 감염을 조사해 이중 3그루의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

<제주의소리>가 2016년 5월24일 단독보도(최후 저지선 한라산 700m 고지도 소나무재선충에 뚫렸다)한 이후 한라산 경계지 소나무에 대한 재선충병 감염이 현실화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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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4월26일 산림청 모니터링단이 한라산국립공원 내에서 최초로 확인한 소나무 재선충병 감염 고사목.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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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9일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와 한라산연구부 합동조사로 확인한 해발 750m 고사목. 한라산연구부 확인 결과 재선충병 감염목으로 확인됐다.
6월9일에는 제주시 해안동 산219-1번지 해발 730m의 소나무 2그루가 재선충병으로 고사했고, 5월30일에는 해안동 산220-1번지 해발 900m의 소나무에서도 재선충병이 나왔다.

재선충병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는 보통 해발 700m 이하의 온화한 기후에 서식하지만, 국내에서는 지난 4월 강원도 정선 기우산 해발 850m에서 재선충병 감염이 확인된 바 있다.

전북 남원군에서도 해발 850m에 설치한 페로몬 트랩에 매개충이 포획되기도 했다. 일본에는 해발 1000m 감염까지 논문에 보고되는 등 매개충 서식지의 고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제주도는 재선충병이 2016년 발생지역인 해발 683m에서 900m로 갑자기 상승했고 일반도로 바로 옆에서 감염목이 확인된 점에 비춰 차량 등에 의한 이동으로 보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해 고사목 43그루에 대한 시료채취를 진행해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이중 절반 이상은 1000m 고지 이상이다.

다만 일부 고사목은 사람 접근이 쉽지 않아 시료채취가 어려울 전망이다. 주변에 소나무가 없고 단목의 경우 수세가 약해져 자연고사 했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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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가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방지를 위해 설정한 한라산 국립공원 경계지 주변 선단지. 제주도는 선단지를 중심으로 해안으로 밀고 나가는 압축방제를 진행하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 내 소나무는 전체면적 1만5333ha의 6%인 988ha, 약 50만 그루다. 이중 1000m 고지 이상 소나무는 613ha, 31만 그루로 추정되고 있다.

한리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선단지 방제를 위해 2015년부터 24억원을 들여 245ha, 12만3000그루에 대해 나무주사를 놓았다.

제주도는 국립산림과학원의 도움을 얻어 29일 한라산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7월까지 한라산 고도별 재선충병 정밀 방제 전략을 다시 마련하기로 했다.

1단계 사업으로 연말부터 2018년 3월까지 231억원을 들여 900m 이하 16만5000그루에 대해 나무주사를 놓고, 내년 말부터는 해발 1000m까지 나무주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나무주사는 2년 약효와 6년간 약효가 이어지는 제품으로 나눠지며 19만 그루를 기준으로 2년약효는 28억원, 6년 약효는 268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한라산 현장을 찾아 “인력과 관련 자금을 다 동원해서 재선충병 확산을 제압해야 한다”며 “기재부와 산림청, 문화재청 등과 협의를 진행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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