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중국해 어획량 급증에 서귀포 어민들 ‘화색’, 가격은 내려...7월 금어기에는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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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갈치 어획량이 부쩍 늘면서 제주 서귀포시지역 위판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지난 달부터 본격화된 ‘갈치 풍년’이 이번 달 절정을 이루고 있다.

29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제주지역 갈치 위판량은 829톤으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7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위판액도 87억1300만원으로 9% 늘었다.

이 같은 흐름은 이번 달 들어 가속화됐다. 수협 등에 따르면 6월 갈치 위판량은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최대 40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귀포수협 관계자는 “최근 들어 갈치 어획량이 급격히 늘어난 게 맞다”며 “이 정도로 많이 잡힌 건 대략 10년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최근 갈치가 많이 잡히는 해역은 동중국해 북부 일대다. 작년 6월 한일어업공동위원회 협상 불발로 국내 어선들의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조업이 1년 넘게 중단되면서 동중국해로 향하던 어민들은 뜻밖의 갈치 풍년에 웃음을 짓고 있다.

특히 제주 전체 갈치 위판량의 40%를 차지하는 서귀포수협과 41%를 차지하는 성산포수협의 분위기가 좋다.

20여년째 갈치어선을 운영중인 서귀포시지역 한 어민은 “이 정도로 많이 잡힌 건 갈치어업을 시작한 후 처음이다. 전례가 없다”며 “갈치 값 자체는 하락하더라도 위판액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갑자기 위판량이 늘어나면서 갈치 값 자체는 하락했다. 종류별로 낙폭은 다르지만 최대 50% 가까이 떨어진 경우도 있다. 대갈치의 경우 올 초 10kg 1상자에 60만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35만원 정도로 하락했다. 다만 어획량이 급증한 만큼 전체 위판액은 늘어날 전망이다.

아직 뚜렷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통상 1~2달 격차를 두고 어업 관련 통계가 잡히는데다, ‘바다 속 사정은 하늘의 뜻’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명확한 원인을 분석해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관계자는 “먼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상시적으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며 “제주 남쪽 동중국해 북부 해역에 갈치 어장이 많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어민들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현행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은 7월에는 갈치 조업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결국, 7월 한 달 바다는 갈치풍년인데 어민들은 이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서귀포시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국회의원이 업무보고 등을 통해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북위 33도 이남 수역에 대해 금어기를 배제하는 방안을 지속 요구했고, 해수부가 지난 4월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지만 의견 수렴 등을 이유로 당장 올해 변경은 어려울 전망이다.

위성곤 의원실 관계자는 “어민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있어 이를 반영한 뒤 해수부에서 7월 중 다시 입법예고를 할 계획”이라며 “시행계획은 내년 1월쯤 세워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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