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귀포시지부장 김봉호

하반기 정기인사를 앞두고 서귀포시 공직사회는 때 아닌 ‘공모열풍’이 불고 있다. 이중환 시장의 야심작인 공모직위는 올 초 처음 도입되었던 문제점을 상당히 보완하면서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는 분석이다.

사실 이 문제를 두고 노동조합은 많은 고민을 했다. 고만고만한 직위에 대한 공모란 점, 단순히 흥행가도를 위해 참여를 독려한 점, 임용 후 일정기간 경과 뒤 성과가 있을 경우 승진 등의 인센티브가 뒤따라야 하는데, 5급(사무관)의 경우 곧바로 승진을 시킨 점, 프리젠테이션 발표 5분과 면접 30분으로 ‘개인의 역량을 외부인이 평가할 수 있는가’ 하는 점 등이었다. 

무엇보다 4급(서기관)까지의 임명권한을 스스로 포기한 것인가, 아니면 내려놓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나왔다. 혹자는 ‘승진 한 자리를 두고 여러 권력기관에서 압력이 들어왔을 테고, 공직사회 내부에서조차 피 튀기는 경쟁에 아무리 임명권자라도 얼마나 자유롭지 못했으면 이런 고육지책 카드를 내밀었겠나?’라고 한 반면, 혹자는 ‘권한 내려놓기가 쉽지 않았을 터인데, 누구에게나 문호를 열어둠으로써 진정 일하는 공직사회를 만들겠다는 순수한 열정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도 했다.

이번 두 번째 공모직위에서는 주무담당 등 이른바 ‘목 좋은 자리’를 집행부에서 내 놓았다. 이중환 시장의 공모직위가 ‘계륵’으로 전락할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결국 노동조합은 공모에 참여했던 공직자들과 향후 도전을 불태우는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공모직위에 대한 최후 평가를 긍정적으로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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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귀포시지부장 김봉호
이 결론은 도의회 본회의석상에서 아낌없는 칭찬(?)을 듣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공모직위 한방으로 적어도 서귀포시 공직사회에서 ‘인사 청탁’이 옛말이 된 부분을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경륜이 적거나 경력이 짧다고, 소위 빽도 절도 없는 ‘남의 이야기’에서 이제 누구에게나 ‘열정’만 있다면 도전할 수 있는 문호 몇 개 정도는 개방된 것이다.

인사철이다. 서귀포시가 야심차게 내놓은 공모직위를 계기로 공직사회가 활력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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