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제와 관광포럼] 정동일 연세대 교수 “선택의 자유가 변화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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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전 열린 제91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는 정동일 연세대 교수. ⓒ 제주의소리

“요즘 젊은 사람들은 딱 시키는 것만 한다”, “내가 얼마나 신경써줬는데 어떻게 저런 마음을 먹을 수 있지?”, “나는 소통한다고 노력했는데 왜 돌아오는 반응은 이렇지?”

최고경영자들이 흔히 갖게 되는 의문들에 대해 리더십 분야 권위자인 정동일 연세대 교수가 “꼰대가 되지 말자”며 “다들 좋은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어하긴 하는데 자기 입장에서만 바라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가 제시한 ‘직원들을 미친 듯이 열정적으로 일하게 하는 방법’은 사실 단순했다.  

제주상공회의소(회장 김대형), 제주도관광협회(회장 김영진)가 주최하고, 제주도·제주은행·제주농협·제주도개발공사가 후원하는 ‘제91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이 14일 오전 7시 제주메종글래드호텔에서 열렸다.

연단에 선 정 교수는 참가 경영인들에게 ‘젊은 친구들을 열정적으로 뛰게 만드는’ 몇 가지 비법을 소개했다.

첫 번째는 성장. 정 교수는 “중간관리자가 하위직원에게 ‘야, 김 대리 너도 열심히 하면 팀장 될 수 있어’라는 식, 소위 우리식 기준으로 동기부여를 하니까 안 먹히고 ‘내가 이렇게 까지 해줬는데 안 따라줘?’라는 생각만 들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보다는 ‘내 지식,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알려줘서 나랑 몇 년 같이 일하면 넌 어디서나 전문가가 될 수 있어’라는 식이 더 효과적”이라며 “직원들 입장에선 어디서나 인정받을 수 있는 전문가로 성장하는 게 최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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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전 열린 제91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는 정동일 연세대 교수. ⓒ 제주의소리

두 번째는 진정성. 정 교수는 “직원들은 완벽한 인물이 아니라 진정성이 느껴지는 인물을 열정적으로 좇아간다”며 “‘난 완벽한 사람은 아니어도 적어도 내 개인적 이해관계 때문에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이 하진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는 수평적 공유. 정 교수는 “요즘 젊은 직장인들의 정보 접근에 대한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한데 유독 회사에서는 자신이 어떤 큰 맥락 속에서 일하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깜깜이 속에서 일하니 주인의식이 생길 수 없다”며 “적어도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열정이 사그러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네 번째는 목적의식이다. 정 교수는 “젊은 직원들은 ‘이 일을 왜 해야 하나’라는 이슈가 고민거리”라며 “이런 걸 풀어주지는 않고 적당한 인센티브와 헝그리 정신만 강조해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거듭 ‘선택의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정말 중요한 업무라면 일방적으로 ‘언제까지 무엇을 하라’고 통보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과정을 거쳐 직원들이 먼저 ‘제가 해보겠다’고 말을 하는 상황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스스로 선택하는 순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선택했다고 느낄 때 문제가 생겨도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된다”며 “동기부여 한다고 폭탄주 먹이고 어깨 두드리는 것 안해도 된다. ‘내가 하는 일의 가치’를 높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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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전 열린 제91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는 정동일 연세대 교수. ⓒ 제주의소리

이날 정 교수는 젊은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공유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나에게 열심히 일할 동기를 주는 상사의 모습’을 묻는 질문에 ‘상사 본인이 책임감을 보여줄 때’, ‘직원들을 존중할 때’, ‘제3자를 통해 나를 칭찬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라는 답변이 많았다. 반대로 ‘동기를 감소시키는 상사’에 대한 질문에는 ‘업적을 다 가져가려는’, ‘부하직원 이용만 하는’, ‘자기만 살고자 하는’ 등의 답변이 많았다.

정 교수는 “많은 분들이 리더십을 너무 크고 거창한 데서  찾는다”며 “리더십은 긍정적 영향을 통해 자발적으로 추종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저한 강박관념을 가지고 직원들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한다”며 “본인 시각이 아니라 ‘내가 어떤 행동을 할 때 직원들이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행동으로 옮길 때 변화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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