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회적 자본 시민참여교육...노희섭 담당관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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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제주 사회적 자본 증진을 위한 시민참여교육에서 강연에 나선 노희섭 제주도 정보융합담당관. ⓒ 제주의소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빅데이터를 현실화시킨 동력은 ‘자발적인 연결’이라는 사회적 자본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새로운 시대를 버텨내기 위해 제주가 새로운 연결을 뒷받침하는 생태계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제주국제협의회(회장 강태선), 제주패스(대표 윤형준), 더제주(대표 양길현), <제주의소리>가 공동주최하는 ‘제주 사회적 자본 증진을 위한 시민참여교육 플랫폼’의 세 번째 강연이 14일 오후 7시 제주축협한우플라자 회의실에서 열렸다.

다음커뮤니케이션 팀장과 신세계 I&C TF총괄팀장, KT NexR 본부장을 거쳐 2015년 8월 공직에 들어선 노희섭 제주도 정보융합담당관이 연단에 섰다. IT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신뢰와 같은 연결망이 대표적인 예인 사회적 자본을 최근 IT 흐름에 빗대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여겨지는 빅데이터가 대세가 된 이유는 낮은 비용 때문이었는데, 이 배경은 오픈 소스를 사용했기 때문. 오픈 소스는 소스 코드를 개방하고 개발 과정에 다수의 사용자와 개발자가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전 세계 개발자들의 기여로 추진된다. 개인 개발자, 기업, 정부 간 개방적이고 자연스러운 협업이 이뤄진다.

노 담당관은 “서로 알지 못하는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가치있고 의미있는 프로젝트에 기여했다”며 “이는 흔히 우리가 말하는 사회적 자본과 굉장히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픈소스 핵심가치는 공개적 협업”이라며 “기술 역량을 가진 사회적 자본 간 협업을 통해 사회와 산업적 변화를 선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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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제주 사회적 자본 증진을 위한 시민참여교육에서 강연에 나선 노희섭 제주도 정보융합담당관. ⓒ 제주의소리

오픈소스는 시빅해킹(CIVIC HACKING)으로 이어졌다. 시빅해킹은 시민들이 새로운 도구와 접근방법으로 신속하고 창의적으로 협업해 도시나 정부 시스템을 개선시켜나가는 사회운동을 말한다. 사회참여의 한 형태로 거주민들의 삶을 좀 더 가치있고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게 목표다.

2013년 10월말 기습 폭설이 미국 동부를 강타했을 때 전신주가 넘어져 화재가 많이 발생했는데, 소화전이 폭설이 묻히면서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개발자들은 구글 지도 위에 소화전 위치를 표시했고, 지역주민들은 이 중 거주지에서 가까운 소화전을 직접 관리하는 ‘소화전 입양 운동’을 벌였다.

국내에서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구축된 지역별 상황 지도, 도심 내 흡연가능 구역 위치를 알려주는 맵 등이 대표적 시빅해킹의 대표적 사례다.

노 담당관은 “시빅해킹은 공공데이터와 민간의 높은 기술적 수준, 개발자와 비개발자가 자발적으로 만나 사회적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며 “사회적 자본 방식의 참여를 통해 디지털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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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제주 사회적 자본 증진을 위한 시민참여교육에서 강연에 나선 노희섭 제주도 정보융합담당관. ⓒ 제주의소리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주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제주는 준비된 게 없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가장 심각한 건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인 클라우드, IoT,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관련된 인력이 거의 없다는 점”이라며 “이 인력을 양성하거나 외부 인력을 끌어들여 필요한 기술들을 제주가 자산화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산업 간 융합으로 경계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제주만의 특별한 가치를 어떻게 만들 지 연구가 필요하다”며 “혁신의 주체인 스타트업 생태계가 얼마나 건강하게 조성되느냐가 정말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와 사회적 자본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이 프로그램은 오는 10월까지 매달 한 번씩 진행된다. 각 분야 권위자의 강연과 함께 청중들이 질의응답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오는 8월 18일 오후 7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윤형석 제주도의회 정책자문위원이 ‘기본소득, 로봇세와 사회적 자본’을 주제로 연단에 선다. 참가희망자는 제주국제협의회(064-710-6976)로 신청하면 된다. 참가비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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