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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2월 제주에 배치 예정인 소방헬기 조감도.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 수리온에 치명적 결함이 발견되면서 연내 배치가 불투명해졌다.
감사원, 헬기 개발 총체적 부실 지적...제주 헬기 98% 조립 시험운행 ‘연내 도입 어려울듯’ 

최초의 한국형 헬기인 수리온에서 치명적 결함이 발견되면서 252억원을 투입해 사상 첫 소방헬기 도입에 나선 제주도가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감사원은 방위사업청 감사과정에서 수리온 전력화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장명진 방위사업청장과 이상명 한국형헬기사업단장 등 3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기동헬기인 수리온은 한국우주항공산업(KAI)이 2006년부터 6년간 개발에 착수해 2012년 12월 최초로 군 부대에 배치됐다. 개발비에 들어간 비용만 1조2950억여원에 이른다.

반면 전력화 이듬해인 2013년 2월부터 기체 전방유리(윈드실드)가 파손되고 메인로터 블레이드(프로펠러)와 동체 상부 전선절단기 충돌로 엔진이 정지되는 등 기체이상이 발생했다.

실제 2015년에는 수리온 2호기와 12호기가 엔진과속 후 정지로 비상착륙했고 그해 12월에는 후리온 4호기가 비슷한 결함으로 추락해 기체가 파손되기도 했다.

방위사업청은 수리온 엔진 공기흡입구 등에 유입 허용량 이상의 결빙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지만 성능 보완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납품을 재개하도록 한 의혹을 사고 있다.

감항인증도 의혹투성이다. 방사청은 2011년 7월 수리온의 민수용 전환에 대비해 감항인증을 진행하면서 일정 차질을 이유로 미국 연방항공청 기준인 FAR29 일부 항목을 누락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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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청에서 도입해 운용중인 국산헬기 수리온 비행모습.
감항인증은 항공기가 안전하게 비행하면서 성능과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정부가 인증하는 절차다. 통상 설계와 생산, 운용단계에서 모두 세차례 감항인증이 이뤄진다.

감사원은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수리온 파생형 헬기의 비행안전성을 향상시키고 수리온의 형식인증을 추가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방위사업청장에 통보했다.

각종 결함이 드러나면서 연내 도입 예정인 제주 소방헬기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소방헬기는 98%의 조립이 완료돼 경남 사천에서 시험비행이 이뤄지고 있다.

당초 국토교통부 산하 부산지방항공청에서 감항인증이 이뤄질 예정이지만 이번 사태로 인증 시점이 불투명해졌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연내 도입에 대비해 제주공항 활주로 동측에 격납고 건설을 진행중이다. 헬기조종사 5명과 정비사 2명도 이미 선발해 오는 24일부터 교육을  앞두고 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감사원 자료를 토대로 제작사인 KAI에 공식 질의서를 보낼 계획”이라며 “KAI의 답변을 받은 후 도입 시기와 기체 보강 여부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방헬기 도입사업은 민선 6기 원희룡 제주도정 공약 사업이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2015년 12월30일 전국 소방본부로는 처음으로 KAI와 수리온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수리온은 최대이륙중량이 8709kg에 달한다. 최대항속거리가 670km로 중앙본부 헬기 도움없이 자체적으로 수도권 응급환자 이송이 가능하다. 최대순항속도는 시속 272k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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