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사·환경미화·경비 직원에게 손편지한 삼성여고 학생들에 조리사들 간식으로 화답

최근 불거진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의 학교 급식실 조리사, 비정규직 노동자 비하 발언과 관련해, 조리사 등에게 선의를 표현한 서귀포 삼성여자고등학교(교장 허원혁) 학생들 미담이 제주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조리사들은 “수년 간 일하면서 처음 겪는 감동적인 일”이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최근 삼성여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조리사에게 ‘최고의 밥상’, 환경미화 직원은 ‘베스트 클린상’, 지킴이(경비)에게는 ‘베스트 보디가드상’을 수여했다. 마음을 담은 손편지와 롤링페이퍼, 파스, 손목보호대, 간단한 간식까지 함께 선물했다.

이 같은 '깜짝' 이벤트는 방학 전 프로그램으로 이뤄졌다. 학생들은 이언주 국회의원 관련 뉴스를 접하고 '감사한 분께 마음 전하기'란 프로그램 주제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토론하면서 행동에 나섰다.

예상치 못한 이벤트에 함박 웃음을 지은 조리사들은 자비를 털어 수십여명의 학생에게 초코파이 등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제주의소리>가 19일 소개한 학생들의 미담은 제주의소리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www.jejusori.net )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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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식소 조리사들에게 상장을 수여하는 학생들. 제공=삼성여자고등학교.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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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이 제작한 상장과 롤링페이퍼. 제공=삼성여자고등학교.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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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리사들이 감사의 뜻으로 학생들에게 전달한 간식. 제공=삼성여자고등학교. ⓒ제주의소리

삼성여고 조리사 이지애(40) 씨는 “다른 학교 포함해서 조리사로 일한 지 올해로 9년째인데 이런 일은 처음 겪었다. 학생들이 상장과 손편지를 줄 때 전혀 예상하지 못해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정말 고마웠다. 조리사로 일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이언주 의원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조리사 뿐만 아니라 환경미화, 경비 같은 직원들을 밖에서만 봐서 모를 수도 있지만, 오히려 함께 지켜보는 아이들이 우리를 더 이해해줘서 더욱 고맙다”고 밝혔다.

조리사 강민자(52) 씨도 “여름철에 급식을 만들면서 체력적으로 부담될 때도 많은데, 아이들이 보여준 정성에 힘이 난다.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급식을 만들려고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힘들게 일하는 모든 학교 조리사 엄마들이 힘을 얻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경찬 삼성여고 교감은 “저도 우리 학생들이 참 대단하다고 느낀다. 학교에서 교과서 내용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토론하면서 사회 현안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가까운 생활 공간에서 표현하는 모습이 교사로서 뿌듯하고 기쁘다. 학생 눈높이에 맞춘 젊은 교사의 열정도 높이 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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