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통제 경고문 무색...안전사고 우려로 관리부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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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오등동에 위치한 병문천 1저류지. 출입금지 경고문이 붙어있는 입구가 활짝 열려있다. ⓒ 제주의소리

속보=제주시 일부 저류지가 가축의 방목장으로 활용되면서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적지 않은 저류지가 제대로 잠기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일과 4일 <제주의소리>가 제주시 지역 저류지 13곳을 확인한 결과 이 중 4곳에서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입구와 시건장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나타났다.

아라2동에 위치한 산지천 1저류지, 오등동에 있는 병문천 1저류지, 병문천 3저류지, 아라1동에 있는 독사천 1저류지는 4일 오후 확인 결과 잠금장치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아예 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자물쇠를 찾아볼 수 없는 곳도 있었다.

공통적으로 ‘무단 출입시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있어 관리자 외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는 경고문이 설치돼 있었지만 이 같은 문구가 무색할 정도로 누구나 쉽게 넘나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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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오등동에 있는 독사천 1저류지의 입구가 열려있다. ⓒ 제주의소리

제주시 관계자는 “시설을 관리하거나, 예초작업을 하거나, 보강을 위한 공사를 할 경우 작업자들이 미처 확인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모든 곳에는 시건장치가 있고, 비교적 잘 관리되고 있다”고 현장 상황과는 다른 해명을 내놓았다.

제주시가 하천저류지 유지·관리를 위해 마련한 매뉴얼에는 ‘돌담, 펜스, 시건장치 등 저류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통제 상태’를 분기별로 1회 점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태풍 등 재해발생이 우려되는 시기에는 수시점검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제주시는 지난 5월과 6월에 거쳐 저류지 13곳 전체를 점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곳도 발견됐다.

아라2동 산지천 1저류지 바로 옆에는 벤치와 운동기구가 설치된 공원이 있었는데, 이 공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관리자 외 출입을 엄격히 제한한다’는 경고문이 붙어있는 입구를 지나야 한다. 2009년 준공된 2만6000㎥ 용량의 이 저류지에는 35억원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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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아라2동 산지천 1저류지. 저류지 옆 공원의 운동기구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출입금지 경고문이 붙여진 입구를 지나야 한다.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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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아라2동 산지천 1저류지. 저류지 옆 공원의 운동기구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출입금지 경고문이 붙여진 입구를 지나야 한다. ⓒ 제주의소리

이와 관련해 제주시 관계자는 “당시 저류지를 그대로 두지 말고 함께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쪽으로 활용도를 높이자는 의견이 있어 설치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작이 됐다”고 구조적 결함을 인정했다.

제주시지역 저류지는 총 13곳으로 2007년 태풍 나리 피해 이후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해 총 942억원이 투입돼 조성됐다. 그러나 작년 태풍 차바 당시 한천 저류지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하류가 범람하고 병문천 저류지가 붕괴되는 등 피해가 속출해 관리부실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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