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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주 칼럼] 역(逆) QE에 대비해야

김국주 kimkj46@hanmail.net 2017년 08월 10일 목요일 09:26   0면
2017년 8월 9일은 특별한 날이다. 프랑스 최대 BNP 파리바 은행이 투자펀드 3개에 대해서 자금인출을 거부한다는 발표를 한 날이 10년 전 오늘이다. 펀드에 편입했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들의 가치가 폭락해 환금이 안된다는 이유였다. 끝없이 이어오던 주택가격의 고공행진 및 이에 편승한 주택금융 과잉이 고무풍선처럼 터지는 순간이었다. 이 불안과 공포가 2008년 미국 리먼 브러더스 증권사의 파산과 유럽 재정위기로 확대 재생산되면서 소위 '2007-2008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개되었던 것이다.

이것이 세계대공황과 같은 최악의 위기로 발전하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다. 미 연준(연방준비제도, Federal Reserve Bank)은 지난 6월 미국의 모든 은행들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했고 앞으로 우리 생전에 이전과 같은 금융위기는 다시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병 치료를 위해 꽂았던 주사 바늘을 뽑기 전에는 건강이 회복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런 기준으로 치면 글로벌금융위기는 진행 중이다. 장기간의 제로 기준금리는 대형 주사바늘임에 틀림없다. 과거의 위기 극복 사이클에서는 최소 5%까지 정상화되었던 기준금리가 현재 1%선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중앙은행의 자산 매입(QE)이라는 또 하나의 주사바늘도 아직 제거되지 않았다. 중앙은행의 공개시장 조작은 매입했던 채권을 도로 매도해야 그 작업이 완성되는 것이다. 연준 대차대조표 잔액의 변동을 보면 매입을 마감했던 2014년 말, 4조5000억달러가 금년 7월 말 현재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매도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만기 상환되는 금액으로 다시 채권을 매입해왔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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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간담회 중인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출처=Federal Reserve Bank.

아직 꽂혀 있는 두개의 주사바늘

그렇다면 이 10년 묵은 위기는 지금 어떤 국면에 있나? 주식은 S&P 500 지수가 금년 들어 14% 이상 올랐고 다우는 33번이나 최고가를 갱신했다. 국채도 작년 12월 이후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수요가 몰려 매매되는 수익율은 금년 들어 오히려 낮아(가격은 상승)지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수요도 탄탄하다. 변동환율제로 전환했던 1973년을 100으로 하는 미 달러지수는 2007년에 70대까지 추락했다가 작년 말 100을 돌파했다.

통화증발에도 불구하고 달러화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았던 이유는 그것이 기축통화이자 안전자산(safe-haven asset)이었기 때문이다. 국제 상거래의 88%, 세계 외환보유고 63%가 달러화로 구성된다.

실물경제는 다르다. 성장률은 연 2%에 그치고 있고 물가상승률은 6월 현재 연 1.4%로 타깃 2%에 크게 모자란다. 실업률 4.3%는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임금상승이 동반되지 않는 점으로 미루어 노동시장 참여율 저하와 저임금 고용의 증가라는 두 요인이 복합적으로 만들어 낸 착시라는 견해에 손을 들고 싶다.

그런데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것인가? 달러 현물지수(DXY)가 금년 들어 9% 이상 하락했다. 통화옵션 시장에서도 달러가치 하락에 대비한 포지션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다.

아직 외신에서 그 원인을 설득력 있게 풀이한 것을 접하지 못했다. 다만 금년 초부터 나오고 있는 미국 연준의 역(逆) QE 계획이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 4위 경제대국 독일의 연간 국민총생산액(3조4000억달러)보다도 큰 금액을 단지 유동성 위기 수습을 위해 시장에 방출했던 것인데 이제 이것을 원상회복하겠다는 것이다.

탈(脫) 채권의 골든타임?

현재 미 재무성은 의회가 정한 차입한도를 소진한 상태로 의회의 한도증액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불원간 재정증권 신규발행 물량과 연준의 방출물량이 시장에서 경합되면 재정증권뿐 아니라 모기지 증권도 덩달아 수익률이 인상(가격하락)될 것이다. 발 빠른 큰 손들에게는 탈(脫) 채권의 골든타임일 수 있다.

돈이 갈 곳은 마땅치 않다. 중국의 자본시장은 개방 속도가 느리다. 그 틈에 아시아 지역의 환율이 금년 들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호주는 10% 넘게, 일본, 인도, 태국은 각각 6.3%, 6.6%. 7.5% 올랐고 중국 위안화도 3.4% 올랐는데 그 사이 우리나라도 6.3% 올라서 외신에서는 북한 미사일 발사에 아랑곳하지 않는 방탄환율이라고 비아냥 거리기도 한다.

만일 미국이 역(역) QE를 강행한다면 당사자인 미국은 물론 세계는 또 하나의 파동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른바 왕 주사바늘을 제거할 때 생기는 금단 현상을 말함이다. / 김국주 곶자왈공유화재단 이사장(전 제주은행장)

* 이 글은 <내일신문> 8월 9일자 ‘김국주의 글로벌경제’ 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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