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개편 D-8] ⓷ 교통복지 위해 예산 2% 투자...종사자 친절서비스가 성패

30년만에 제주 대중교통체제가 전면 개편된다. 8월26일 전면 시행되는 대중교통체제 개편은 원희룡 지사의 공약사항으로, 민선 6기 3년 동안 야심차게 준비해 왔다. 대중교통체제 개편은 갈수록 늘어나는 자가용 차량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률을 현재 18%대에서 30%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한마디로 대중교통이 편리해야 자가용 이용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제주의소리>가 시행 10일을 앞두고 3차례에 걸쳐 대중교통체제 개편 준비상황을 점검한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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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청 게시판에 올라온 버스운전자 고발 게시글.
제주 대중교통체제 개편은 '더 빠르고, 더 편리하고, 더 저렴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차로제 도입 △환승센터 및 환승정류장 개선 △버스증차 및 디자인 개선 △버스정보시스템 확충 및 시설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또한 △급행버스 신설 및 노선개편 △버스요금체계 단일화 △환승할인 확대 등 운영시스템도 확 바꾼다.

대중교통체제가 전면 개편되면서 버스우선차로제가 생기고, 노선도 급행-간선-지선 체계로 바뀐다.

또한 시내외버스를 통합, 1200원이면 어디든 갈 수 있고, 환승센터 건립 등 '환승'개념이 도입된다.

시스템과 제도, 각종 시설이 갖춰지지만 대중교통체제 개편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제주도는 대중교통체제 개편을 위해 '준공영제'를 도입했다. 

수입금 공동관리와 표준운송원가에 의한 재정지원을 하는 준공영제를 도입함으로써 노선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운수종사자 처우개선을 통한 서비스 수준 향상을 도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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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청 게시판에 올라온 버스운전자 고발 게시글.
그동안 5개 민영 버스회사에 지원되던 200억원대 보조금을 포함해 매년 제주도 전체 예산의 2%인 800억원을 투자한다.

원희룡 지사는 "대중교통은 가장 보편적인 인프라이고, 가장 보편적인 복지"라며 "시민과 교통약자의 발이 되는 중요한 사항으로 생산적인 투자"라고 밝혔다.

대중교통체제 개편은 '교통복지' 차원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교통복지카드를 도입해 급행버스를 제외한 간-지선 모든 버스를 만 70세 이상 어르신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준공영제에 따라 제주도는 공영버스와 민간버스 운전기사를 공동으로 800여명 선발했다. 

급여 수준도 초임 3800만원에서 4200만원으로 올리고, 근무시간도 기존 17~18시간에서 14시간으로 단축시킨다. 버스 1당 1.3명 수준을 2명으로 늘린 것이다.

각종 제도와 시스템, 시설을 갖췄지만 대중교통체제 개편의 성패는 사람에 달렸다. 바로 버스운전기사가 주인공이다.

제주도 교통항공국 홈페이지 '제주도에 바란다' 게시판을 보면 10개 게시글 중 3~4개는 버스 운전기사에 대한 불만과 불평으로 가득차 있다.

승객에게 욕설과 소리를 질러 수치심을 주고, 과속과 난폭운전, 신호위반으로 고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시민이나 관광객이 도청 홈페이지에 버스기사에 대한 시정 조치를 요구하면 공영버스는 바로 가능했지만 민간버스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제주도 역시 대중교통체제 개편의 성공을 위해 버스기사들의 불친절 문제를 해결하고자 머리를 싸매고 있다.

과속-난폭 운전은 시내의 경우 자동차 정체로 시간이 쫓겨 그런 경향이 있었지만, 우선차로제 도입으로 정시성이 확보되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불친절 문제에 대해서는 처우개선과 근로시간 단축, 그리고 지속적인 서비스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성 대중교통과장은 "버스기사들에 대한 서비스 친절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복장도 유니폼으로 통일하고, 헤드마이크를 착용해서 품위 유지를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 과장은 "민간회사의 경우 경영서비스평가를 통해 친절도가 낮은 회사에 대해 패널티를 적용할 것"이라서 덧붙였다.

교통전문가인 황경수 제주대 교수는 "대중교통체제 개편은 승용차 보다 버스를 우선하는 정책으로 진작에 먼저 도입했어야 할 정책이었다"며 "승용차 중심에서 대중교통 중심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스우선차로제 도입과 관련해서도 황 교수는 "독일의 경우 '도로 다이어트'라고 표현하는데, 교통이 막히면 차로를 늘리는 게 아니라 줄여서 승용차를 못다니게 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제주의 경우 3개 차선 중 1개 차선을 버스전용차로로 바꾸는데도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본의 경우에는 2차선 뿐인 곳에도 대중교통 우선차로를 도입한다"며 "대중교통이 편리해야 승용차 중심의 문화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교통체제 개편의 성패에 대해 황 교수는 "우선 준공영제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제도와 시설개선도 중요하지만 버스 운전기사들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며 "제주도에서 지속적인 서비스교육과 처우개선, 근무시간을 줄이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대중교통체제 개편의 성과는 1년 내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우선차로가 50% 이상 적용되는 3년 정도 지나야 비로소 성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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