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훈의 과학이야기] 2. 장수식품 (44) 암의 원인 '활성산소' 줄일 방법은

지난 회에 이어서 활성산소와 관련해서 식생활에 주의해야할 사항에 관한 이야기.

 햇빛과 물이 존재하면 반드시 '활성산소'가 생기게 된다. 해수욕할 때 햇빛에 피부가 타는 것도 자외선이 체내의 산소분자를 활성산소로 바꿔 피부에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식물은 강한 햇빛을 받고 있는데도 장해를 일으키지 않는다. 왜냐하면 식물은 활성산소를 스스로 제거할 수 있는 항산화 성분이 많기 때문이다.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성분으로는 비타민C, 비타민B 등의 비타민류, 카로티노이드(carotenoid), 플라보노이드(flavonoid), 폴리페놀(polyphenol) 등이 있다. 이것들은 주로 야채나 과일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들면 카로티노이드는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등 천연색소의 총칭인데, 토마토, 호박, 당근, 새우, 게 등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자외선에 의해 생기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식물 자체에는 카로티노이드가 있어 스스로 자외선으로 부터 보호할 수 있다. 사람이 카로티노이드를 먹으면 식물에서와 같이 체내에서 항산화작용이 일어나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가 손상되는 것을 보호해 준다.

그리고 카로티노이드는 기름에 녹기 쉬운 성질이 있어 당근이나 호박 등을 기름으로 조리하면 흡수에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이 항산화성분을 서플리멘트(보충제, supplement)로 섭취한다면 암 예방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게 된다. 실은 이런 성분을 단독적으로 섭취해도 효과가 없는데, 야채나 과일로 섭취하면 암이 억제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식생활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같은 종류의 야채라도 생육환경에 따라서 항산화 성분의 함량이 다르다는 것이다. 노지재배된 것은 강한 햇빛이 닿기 때문에 항산화 성분이 많이 생성되지만, 하우스재배나 수경재배한 것은 햇빛노출이 적어서 항산화 성분이 적게 된다. 

즉, 노지재배로 초록색이 짙은 야채일수록 활성산소를 중화(中化) 시키게 되는 것이다. 야채 가운데도 양상추, 쑥갓, 시금치 등에 항산화 성분이 많다. 무, 파의 흰부분에는 그다지 많지 않다. 근채류(뿌리를 먹는 야채)의 경우는 뿌리보다 잎쪽에 50~100배 항산화 성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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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훈 명예교수는...
1947년생인 윤 교수는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농업생명과학전공으로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제주대 식품영양학과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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