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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주 중산간 제한급수 한달째, 비 학수고대 ...취수원 개발 등 근본 대책 마련 절실

기록적인 폭염에 비다운 비까지 내리지 않으면서 4년만에 단행된 제주시 중산간 마을 제한급수가 한달을 넘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한급수 한달째인 6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급수차량을 동원해 주택과 펜션 등에 물을 공급했다. 애월119센터도 소방차를 투입해 급수지원에 땀을 흘렸다.

특히 상하수도본부는 이날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자리잡은 우유 공장의 용수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급수 지원에 나섰다. 대규모 공장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공장에서는 200t 규모의 물탱크를 이용해 공장 라인의 세척 등에 사용하고 있지만 급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부랴부랴 지원을 요청했다.

상하수도본부는 8t 크기의 탱크로리 차량을 투입해 금악리 일대 소방용수를 5차례에 걸쳐 공장측에 지원했다. 이날 공장에 공급된 물만 40t에 이른다.

공장 관계자는 “어제(5일) 물이 나오는 날인데 수압이 낮아지더니 물공급이 끊겼다”며 “평소 물이 나오는 날 탱크에 저장했지만 이마저 어려워져 급수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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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물이 나오는 날도 언제 공급이 중단될지 몰라 한 시간마다 수압 체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언제까지 제한급수가 이뤄질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대형 탱크로리를 갖추지 못한 가정집과 펜션 등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수압이 일정치 않아 갑자기 물이 끊기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효리네 민박’으로 전국적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 일대에서는 펜션마다 성수기 밀려드는 관광객에 단수 소식을 전하느라 애를 먹었다.

소길리 한 펜션의 경우 단수 날에도 물이 나오다 갑자기 끊기는 일이 발생해 소방차가 긴급 출동해 급수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소방 관계자는 “상당수 주민들이 미리 대비해 물을 받아놓고 있지만 물을 소진하는 경우도 많다”며 “엊그제(4일) 유수암리에는 15가구나 급수지원 요청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상하수도본부는 최근 강수량 저하로 저수지 유입수가 줄자 8월7일부터 중산간지역 7000가구를 상대로 제한급수에 들어갔다. 이 마을 급수제한은 2013년 이후 4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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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Y계곡 취수원에서 어승생 저수지로 유입되는 물은 1일 1만8000t 가량이다. 가뭄으로 유입량이 3분의1 수준을 줄면서 수위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현재 어승생 제1저수지 저수량은 2만5900t, 제2저수지 저수량은 5만7200t으로 크게 줄었다. 상하수도본부는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격일제로 이틀에 1만t씩만 공급하고 있다.

어승생 저수지의 발원지인 윗세오름을 기준으로 올해 1월부터 7월말까지 누적강수량은 1558mm에 불과하다. 이는 평년 3155mm의 절반수준이다.

7월 한달간 강수량은 199mm로 평년인 788mm 대비 4분의1 수준에 머물고 있다. 7~8월 누적강수량도 530mm로 지난해 같은 기간 772mm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중산간 급수난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은 관공과 농업용수 관 등을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대체 취수원을 개발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수량이 제한적이어서 현재로서는 공급량을 줄이고 비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오늘도 비 소식이 있지만 예보대로 많은 비가 내려주길 바랄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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