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식 의원 “시민들에겐 대중교통 이용하라면서 도청 직원들은 전세버스 빌려 출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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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정식 의원. ⓒ제주의소리
제주도청 직원용 출퇴근 버스가 도마에 올랐다

30년 만에 대중교통체계를 개편해 도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면서 정작 공무원들은 전세버스를 빌려 출퇴근,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고정식 의원(일도2동 갑, 바른정당)은 11일 제주도가 제출한 제2회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관련한 질문을 하던 중 도청 직원 출퇴근 버스를 도마에 올렸다.

직원 출퇴근용 버스는 도청 부설 주차장 유료화 운영에 따른 후속조치로 도입됐다. 지난달 3일부터 제주시권 5대, 서귀포시권 1대 등 모두 6대를 출퇴근용 버스로 운용하고 있다.

고 의원은 이중환 기획조정실장을 상대로 “어떻게 출근하고 있느냐”고 선문답을 던진 후 “아내 출근길에 같이 오기도 하고, 택시를 탈 때도 있다”고 답변하자, 곧바로 이 문제를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연관시켜 질문하기 시작했다.

고 의원은 “교통부서에서는 밤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하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공무원 출퇴근용 전세버스를 임차해서 쓰고 있더라”면서 “30년 만에 전면 개편한 대중교통체계를 조기에 정착시킬 의지가 있는 것인지, 공무원만 특권을 주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고 의원은 또 “개인적으로는 대중교통체제 개편을 찬성한다”고 전제한 뒤 “직원 출퇴근용 버스 노선을 보니까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들이다.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거듭 질타했다.

이 실장이 “모든 공직자가 전면 개편된 대중교통체계 조기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면했지만, 고 의원은 “그런 원론적인 답변 말고 가슴에 와닿는 답변을 원한다. 직원 출퇴근용 버스 운행을 접고 주민들과 호흡하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생각은 없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실장은 “출퇴근 버스는 주차장 유료화에 따른 대안으로 나온 것”이라고 답변하자, 고 의원은 “도지사는 쓰레기 문제, 대중교통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데, 밑에서 받쳐주지 않는 것 같다. 공무원들도 시민들과 같이 버스를 타고 출퇴근 하면 안 되느냐”고 거듭 인식전환을 주문했다.

이 실장은 “그렇다고 당장 폐지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나. 최대한 노력하겠다”면서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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