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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아카데미] 백화현 독서운동가 "책을 읽고, 생각을 쓰고, 토론만 해도 정서·집중력 쑥쑥"

지식정보화시대는 정보가 넘치는 시대다. 인터넷 하나로 각종 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읽지 않은 책이나 논문도 인터넷에서 쉽게 줄거리와 요약본을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이런 시대 상황 속에서 독서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독서운동가 백화현씨는 오히려 지식정보화시대이기 때문에 책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을 많이 읽을수록 사고방식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제주도교육청(이석문 교육감)이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하는 ‘나침반 교실 : 2017 부모아카데미’가 오는 15일(목) 오전 10시 제주시 한라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열렸다.
▲ 백화현 독서운동가가 15일 오전 10시 제주시 한라도서관 시청각실에서 부모아카데미 강연을 하고 있다.

강연자로 나선 백 씨는 누구나 알고 있는 독서의 중요성을 ‘지식정보화시대와 독서, 우리 아이 어떻게 책으로 이끌까'라는 주제를 통해 다시 강조했다.

지난 1984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에서 중등교사로 재직한 그는 2001년 학교도서관이 ‘평등교육의 모체’라고 판단, 학교도서관 살리기 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전국 도서관 등에서 독서운동을 펼치고 있다. 2013년에는 전국 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대표와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공동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도란도란 책모임’, ‘책으로 크는 아이들’ 등과 공저로 ‘잠 못 드는 초등부모를 위하여’,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도서관’, ‘북미학교도서관을 가다’, ‘학교도서관에서 책읽기’ 등이 있다.

책읽기 운동에 나선 백 씨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미국, 캐나다, 핀란드, 스웨덴 등  선진국들의 교육 방식에 대해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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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화현 독서운동가가 15일 오전 10시 제주시 한라도서관 시청각실에서 부모아카데미 강연을 하고 있다.

서유럽과 북미, 북유럽 등 권역별로 각각 1년간 교육과 독서 교육에 대해 연구한 뒤 겨울에 직접 현장을 찾아간 그다.

한 국가의 교육은 자국의 역사와 문화 등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백 씨가 찾은 국가들은 역사와 문화가 모두 달랐지만, 교육 방식은 거의 같았다. 우리나라와 같은 교과서 위주의 교육이 없었다.

사실상 모든 수업이 어떤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한 생각을 쓰고,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과 토론하는 방식이었다.

선진국에서는 우리나라와 같은 객관식 위주 시험 성적이 좋은 사람이 안정적인 직장을 갖는다고 보지 않는다. 읽고, 쓰고, 토론을 잘할 줄 아는 사람이 안정적이고, 자신이 원하는 직장을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이 뼈에 박혀있었다는 것이 그의 연구 결과다.

이미 지구는 산업화 시대가 아닌 지식정보화 시대다. 소품종 다량 생산이 아니라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라고도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물건을 만들 수 있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교육 방식은 교과서 위주의 획일적 문답을 추구하는 ‘끔찍한’ 교육 방식이라고 백 씨는 지적했다.

‘흥부와 놀부’를 다 읽어준 교사가 아이들에게 생각을 물었다.

A양 “놀부처럼 현명하게 돈을 모아야 해요”
B군 “흥부처럼 생각없이 자녀를 많이 낳으면 안돼요”

교사 “음,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자 이제 다른 책을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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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화현 독서운동가가 15일 오전 10시 제주시 한라도서관 시청각실에서 부모아카데미 강연을 하고 있다.
그는 “미국 상류층이 다니는 초·중·고등학교 통합 사립학교가 있다. 이 학교에서는 정규수업 과정에 사서교사가 책을 읽어주는 수업이 있다. 수업방식도 특이했다. 사서교사는 ‘독서가 정말 중요하다. 평생 책을 읽으며 살아가게 교육해야 한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독서의 재미를 가르쳐야 한다. 그래서 다양한 의견을 그대로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였으면 흥부와 놀부 책을 읽고 난 뒤 놀부처럼 욕심 부리면 안된다, 흥부처럼 착하게 살아야 한다 등으로 가르쳤을 것”이라며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책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다. 아이들이 신나게 자신의 얘기를 꺼내고, 그것을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씨는 “공교육에서 진정한 독서 위주 교육이 실현되려면 20년 정도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집이나 독서 모임 등을 통해서 쉽게 진행하면 된다. 단순하다. 2~3명이서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이후 다시 책에 대한 생각을 글로 적고, 다 적은 뒤 다시 책 관련된 어떤 내용이라도 토론을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책을 읽고, 생각을 쓰고, 토론하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안정감을 불러온다. 또 책을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 그래서 교과서를 봐도 핵심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학업 성적이 오르는 경우가 상당하다. 누구나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2017 부모아카데미' 모든 강좌는 무료이며, <제주의소리> 홈페이지( www.jejusori.net ) 소리TV에서 생중계된다.

바쁜 일정으로 강연장을 찾지 못한 부모는 소리TV를 비롯해 제주도교육청 학부모지원센터 홈페이지( http://hakbumo.jje.go.kr )에서도 ‘다시보기’할 수 있다.

다음 강연은 오는 27일(수) 오후 4시 제주시 노형중학교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강사는 이정희 박사로, 그는 '사춘기 청소년의 훈육과 칭찬-청소년기 아동과 소통하는 지혜'를 주제로 아이들 눈높이에서 자녀교육관을 정립하는 이유와 방법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문의 = 부모아카데미 사무국(제주의소리) 064-711-7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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