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정위 사퇴 한달여 만에 복귀 요청...'획정위 안 무조건 수용' 약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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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제주지사.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방선거 파행을 막아야 한다며 선거구획정위원회 복귀를 촉구했다. 또 원 지사는 선거구획정위가 제출한 획정안에 대해 조건없이 수용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하지만 한달여 동안 협의없이 획정위 복구만 요구하고, 제주특별법 개정 논의는 배제하는 것이어서 자칫 선거구획정 과정에서 갈등을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0일 오전 10시50분 도청 기자실에서 '도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정상화 촉구' 담화문을 발표했다.

원 지사는 "도의원선거구획정과 관련해 도민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며 "선거구획정위 관리·운영 사무의 책임이 있는 도지사로서 최근 선거구획정이 늦어지고 있는데 대해 도민들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원 지사는 "2006년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제주인구는 10만명이 증가했고, 최근 4년간 인구증가율은 전국 2위"라며 "이로 인해 제주는 헌법재판소가 2007년에 정한 광역 시도의원 인구 기준을 초과하는 선거구가 2곳(제6선거구, 제9선거구) 나타나서 반드시 선거구를 재조정해야 하는 시급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선거구획정위를 조기에 구성하고, 여론조사와 공청회 등 도민여론을 수렴해 도의원 2명 증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며 "제주도는 권고안을 받아들여 국회의원들과 협의해 (제주특별법 개정을 위한)의원입법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보다 정확한 도민여론을 확인한 뒤 민심을 반영한 특별법 개정을 하자는 입장이 있어서 7월 재차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다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비례대표 축소로 나타났고, 오히려 다수 도민은 도의원 증원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며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의원 입법 발의가 되지 않은 가운데 선거구획정위원들이 전원 사퇴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구획정안과 선거구획정위원 전원 사퇴에 대해 어느 특정주체의 책임을 돌려서 될 일은 아니"라며 "다만 이제 더이상 시행착오를 거칠 시간이 없고, 현재 상태에서 최대한의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지방선거 파행은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원 지사는 "사퇴서를 제출한 도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위원 열 한 분께 정중하게 복귀를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구획정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고, 누군가는 힘든 짐을 져야 한다. 도지사인 저도 그 짐을 나누고 더 크게 무게를 질 각오"라며 "선거구획정위원님들이 제출한 획정안에 대해 조건없이 수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문] 제주도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정상화 촉구 담화문 

존경하는 도민여러분!

도의원선거구획정과 관련하여, 도민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선거구획정위원회 관리․운영 사무의 책임이 있는 도지사로서, 최근 선거구획정이 늦어지고 있는데 대하여 도민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2006년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제주인구는 10만 명이 증가하였습니다. 최근 4년간 제주 인구증가율은 전국 2위입니다.
  

이로 인해 제주의 선거구 지도가 격변기를 맞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2007년에 정한, 광역 시도의원 인구기준을 초과하는 선거구가 2군데 나타나서 반드시 선거구를 재조정하여야 하는 시급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우리 도에서는 선거구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6년 12월에 선거구획정위원회를 조기에 구성하였습니다.
 

획정위원들은 여론조사, 공청회 등 도민여론을 수렴한 결과, 선거구획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는 도의원 2명 증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습니다.

우리 도는 선거구획정위원회의 권고안을 토대로 제주지역 국회의원들과 협의하여 의원입법으로 추진하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보다 정확한 도민여론을 확인한 뒤 민심을 반영한 특별법 개정을 하자는 입장들이 있어서 금년 7월에 재차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 있습니다.

이후 과정은 도민들께서 아시는 바와 같이, 다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비례대표 축소로 나타났고, 오히려 다수 도민은 도의원 증원에 대하여 부정적 의견을 보였습니다.

이어,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의원 입법발의가 되지 않은 가운데 선거구획정위원들이 전원 사퇴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도민 여러분.
 

저는 지난 선거구획정안과 선거구획정위원 전원사퇴에 대하여 어느 특정주체의 책임으로 돌려서 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각 주체는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제는 더 이상 시행착오를 거칠 시간이 없습니다. 현재 상태에서 최대한의 결과를 도출해야 합니다.

지방선거 파행만은 막아야 합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 사퇴서를 제출한 도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위원님 열한 분께 정중하게 복귀를 요청드립니다.

선거구획정위원회 위원으로 참석하였다는 자체만으로, 추후 획정결과에 대하여 많은 분들이 원망이나 비난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거구획정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고, 누군가는 힘든 짐을 져야 합니다. 도지사인 저도 그 짐을 나누고 더 크게 무게를 질 각오입니다.

그리고, 선거구획정위원님들이 제출한 획정안에 대하여는 조건없이 수용을 하겠습니다.

이제, 민속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도민에게 근심보다는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선거구획정위원님들이 획정작업에 복귀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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