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체계 개편 한달] ⓵ 출퇴근 시간, 특정 노선 증차 요구...일부 긍정평가도

제주도 대중교통체계가 30년만에 전면 개편됐다. 제주도가 내건 대중교통 개편 슬로건은 '더 빠르고, 더 편리하고, 더 저렴하게'다. 버스번호부터 노선, 급행-간선-지선 도입, 대중교통우선차로제 등 전면 개편으로 혼란과 혼선, 불편은 예상됐고, 실제로 아직까지 도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제주의소리>가 대중교통체계 개편 한달을 맞아 문제점과 과제를 짚어본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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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빠르고, 더 편리하고, 더 저렴하게'를 슬로건으로 내건 제주도 대중교통체계가 지난 8월26일 30년만에 전면 개편됐다.

대중교통체계를 개편한 지 한달이 지났지만 도민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혼란스럽고, 불편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물론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시내외 버스 통합으로 1200원이면 제주 어디든 갈 수 있고, 제주공항 위주 노선으로 관광객은 더욱 편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도 있다.

제주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시내외를 통합, 급행-간선-지선, 관광지순환 버스로 색깔별로 나눴다. 요금체계는 급행만 최대 4000원이고, 간-지선버스는 1200원(카드 1150원)으로 통합했다.

만 70세 이상 어르신은 교통복지카드를 이용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급행버스와 공항리무진은 요금을 내야 한다. 

대천동(구좌읍)과 동광(안덕면)에 관광지순환버스를 탈 수 있는 환승센터가 만들어졌고, 간지선 체제에 따라 환승을 2회 할 수 있게 됐다. 환승 시간은 40분 이내다.

여기에 중앙로(광양로터리~아라초, 2.7km)와 공항로(공항입구~해태동산, 0.7km)는 버스중앙차로제, 동서광로, 도령로, 노형로(국립박물관~무수천사거리, 11.7km)구간에는 가로변차로제를 시범실시하고 있다.

대중교통체계가 확 달라진 지난 한 달 동안 제주도민들이 느끼는 가장 큰 불편은 무엇일까?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관련해 가장 많이 올라온 불만은 '노선과 배차'에 관한 것이다.

실제로 제주도에 들어온 개선요청 사항을 보면 버스노선 48건, 버스시간(증차 포함) 41건, 정류소(시간표) 39건, 버스정보시스템 7건, 운전원 미숙 9건, 기타 11건 등이다. 

학생들의 통학시간과 직장인 출근 시간대 배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지각사태가 속출하기도 했다.

또 기존 노선(연미.정실)이 사라지면서 뒤늦게 신설하는 해프닝이 벌어졌고, 제주시와 서귀포 5.16도로를 다니는 282번 버스인 경우 경유지가 너무 많아 예전보다 20~30분 늦어졌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핵심이 '환승'인데 환승안내가 부족하고, 환승정류장 거리가 너무 멀어 효과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속출했다.

제주도는 대중교통체계를 개편한 8월26일부터 9월8일까지 안내도우미를 운영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여기에 버스 번호체계가 전부 바뀌면서 청소년부터 70세 이상 어르신들은 버스를 타기 위해 운전기사에게 일일이 노선을 물어봐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제주도의 준비부족도 한몫 했다. 용역부터 전면 개편까지 3년을 준비했다고 하지만 지난 한 달 동안은 우왕좌왕의 연속이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한 달 동안 버스를 가장 많이 타는 중고교생들의 평가는 어땠을까?

거주지에 따라 반응은 엇갈렸다.

이수은양(18.중앙여고)은 "개편되고 나서 지각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며 "중앙차로제 공사가 끝나지 않아서 개편 효과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은 "버스 번호가 확 바뀌어서 아직도 헷갈린다"고 말했다.

정소망양(제주여상)은 "예전에는 바로 학교로 가는 노선이 있었는데 돌아서 가면서 너무 오래걸린다"며 "버스 타고 다니기 더 불편해졌다"고 말했다.

반면 남녕고 1학년 장지숙양은 "인제에 사는 데 가로변차로제를 운영해서 남녕고까지 예전에는 30분 넘게 걸렸는데 20분대로 10분 줄어들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제주여중생인 박모양은 "제주시 연동 월랑초등학교 근처에 사는데 학교까지 가는 노선이 예전보다 많아졌다. 아침에 여유가 생겼다"고 만족해 했다.

대중교통 개편 한달, 시행착오를 겪고 있긴 하지만 서서히 정착되고 있다. 그래도 '더 빠르고, 더 편리하고, 더 저렴하고'라는 슬로건을 따라잡자면 아직도 갈 길은 산 넘어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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