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비엔날레-탐라순담(耽羅巡談)] (21) 허창옥 제주도의회 의원

제주비엔날레 2017 프로그램 중 하나인 ‘탐라순담’은 탐라 천년의 땅인 제주도의 여러 인물들과 함께 토크쇼·집담회·좌담회·잡담회·세미나·콜로키움·거리 발언 등 다종다양으로 제주의 현안과 의제에 대해 이야기(談)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누구나 주인공이자 손님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는 12월 31일까지 약 50회에 걸쳐 ‘제주 하간듸’(많은 곳)서 ‘제주 사름’(사람)이 ‘제주를 곧는’(말하는) 탐라순담이 열립니다. 제주 사회를 이루고 있는 각계각층의 인물들의 여러 담론 속에서 제주의 가치, 제주의 현안을 길어 올리고 사회적 예술로 대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스물한 번째 탐라순담은 제주비엔날레 3코스로 12월까지 지붕없는 미술관이 된 알뜨르비행장에 자리를 펼쳤다. 

지난 23일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에서 열린 스물한 번째 탐라순담에는 허창옥 제주도의회 의원이 이야기꾼으로 나섰다. 허 의원은 제주도립미술관 학예팀과 제주문화예술재단 직원들, 대정읍 주민들이 둘러앉은 가운데 ‘제주 역사문화의 고장, 대정의 미래는?’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대정에서 나고 자란 허 의원은 농민운동가에서 제주도의원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며 대정읍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지난해 대정읍이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중심지활성화 사업에 선정되면서 농민들의 삶에 보탬이 될 다양한 프로젝트에 힘을 싣고 있다. 그 가운데 ‘문화예술’을 빼놓을 수 없기에 한창 진행되고 있는 제주비엔날레에도 관심이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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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라순담 스물한 번째 순서는 허창옥 제주도의회 의원이 나서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에서 진행됐다.

김준기 제주도립미술관 관장

: 이번 탐라순담에는 대정읍의 허창옥 의원이 왔다. 내가 아는 의원님은 누구보다도 대정을 사랑하시는 분이다. 먼저, 허창옥 의원이 알뜨르 프로젝트를 아낌없이 밀어줬다. 원래 이름이던 ‘아트 알뜨르 프로젝트’에서 ‘아트’라는 이름을 뺐다. 즉, ‘알뜨르 프로젝트’. 이번 알뜨르 프로젝트는 역사와 농사를 예술과 함께하자는 취지로 진행된다. 지금부터 허창옥 의원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질문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허창옥 제주도의회 의원(대정읍)

: 초대해준 김준기 관장과 박경훈 이사장을 비롯한 여러분께 감사하다. 나는 이 땅에서 태어나 여기를 지키고 있다. 사실 나는 정치를 하기 전에 농민운동을 했다. 나는 과거 길거리 대모를 필두로 여의도 소나무 가로수에 불을 지른 주범이기도 하다. 그나마 재판과정에서 판사를 잘 만나 의원직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내가 9대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 1차 산업, 즉 농업, 수산업, 축산업이다. 나는 계속해서 1차 산업에 중심을 두고 일해오고 있다. 나는 문화예술재단의 박경훈 이사장과 제주도립미술관의 김준기 관장을 만나며 문화예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나는 여러분이 문화와 관련해 도민들과 함께 하는 의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2017 제주비엔날레를 보며 내가 느끼는 가장 중요한 것은 ‘주체’의 문제이다. 역사의 주민들을 얼마만큼 주체로 세울 것인가 하는 것 말이다. 알뜨르 프로젝트는 지역주민을 주체로, 역사와 관련된 주민들의 참여를 염두에 둔다. 주민들의 역사와 함께하는 체계를 이해하고, 여기 오는 사람들이 함께 예술을 나누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여기에 역사문화센터 건립이후 격납고들이 미술관으로 활용되지 않을까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내게 박경훈 이사장이 평화 투어리즘을 진행하자고 했다. 국비 50억을 받기 위해서는 도비가 필요하니 내가 책임지고 관할하겠다. 이 지역이 물리적으로 오기엔 힘들기에 도민들과 문화인의 노력으로 평화를 상징하는 지역으로 변할 것을 희망한다. 나는 이곳이 제주도 전체에서 대접받고 알뜨르의 현대사를 보존하고 책임질 것을 바란다. 나는 이와 관련해 문화예술재단에는 전폭적 지지를 할 것이다. 나는 농사짓고 농민운동을 하다가 정치를 하니 공부가 부족하다. 문화예술에 대한 지식도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 그래서 옛날에 공부를 해놓을걸 하는 후회를 한다. 나는 현재도 농사를 짓고 지역에 품도 팔며 살고 있다. 이렇게 계속해서 대정에 몸과 마음을 바쳐 일하고 있다. 내 이야기는 이정도로 하겠다.

김준기 관장

: 박경훈 이사장이 바라본 허창옥 의원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 

박경훈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 제주도 농민운동의 효시였던 故 이하성 선배는 농민운동에 씨앗을 뿌렸고 그 농민운동의 행동대장을 허 의원이 활력적으로 했다. 당시의 우루과이 라운드라던가 하는 것들 말이다. 이렇듯 나는 허창옥 의원을 어렵던 농민운동 시기부터 알았다. 그 인연과 또 하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키 큰 시인이 있다. 김수열 시인이 사범대를 졸업해 대정고등학교에 부임한 후 현재 제자를 많이 두었다. 나는 그 두 인맥관계에서 여러 케이스로 만났던 인연이 있다. 그 와중 농사짓고 농민 투사하다가 지역사회를 위해 농업활동도 하고, 나중에 의원 출마 후 정계에 입문을 했다. 이렇게 우리는 지속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이 외에도 허창옥 의원과 같이 했던 것은 1901년 제주항쟁, 즉 통상적으로 ‘이재수의 난’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100주년 기념사업회를 설립해 100주년 행사를 한 것이다. 당시 대정현성에서 굿을 하며 문화행사를 했고 제주항쟁의 의미를 되새겼다. 과거 천주교가 대한제국 초기에 안착 시 교인착살 이라는 역사가 있었다. 이러한 이재수의 난과 교인착살 이라는 강한 구조 속에서 100주년 때 문창우 신부가 이를 중재하기도 했고, 김영훈 제주도 전 도의회 의장이 양쪽에서 화해 기념식을 마련했었다. 그때도 같이 우리는 중추적 활동을 같이 했다. 이렇듯 허창옥 의원과는 같이 술도 마시고 서로 든든한 관계이다. 사람의 모습은 세대에 따라 시간에 따라 바뀐다. 그리고 성장, 발전하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나도 과연 저 만큼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조선희 제주문화예술재단 ‘나부터 문화인’ 경영기획본부 본부장

: 나도 농사를 지었다. 농사짓는 과정 중 서로 허 의원과 알게 되고 내가 서귀포 신문에 있을 당시 알게 되었다. 나는 ‘이런 사람도 정치를 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늘 길에서 만날 수 있는 상식적인 사람이었다. 이런 분이 정치에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인터뷰 기사를 정성으로 쓴 기억이 있다. 북한 어린이 빵 돕기 행사도 했다. 농민운동 정신 속에서 만났다. 메세나운동으로 서로 신뢰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한번은 허 의원 자동차 트렁크를 보니 감자박스가 가득했다. 우리에게도 농사지으며 경험을 토대로 일하는 도의원이 있다. 새로운 발견이다. 확실한건 농사를 지을 거란 것이다. 농사에서 쌓은 경험이 정치를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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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라순담 스물한 번째 순서는 허창옥 제주도의회 의원이 나서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에서 진행됐다.

이우일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이장

: 알뜨르 프로젝트의 허창옥 의원께 감사한다. 각 단체 대표들도 역시 고생이 많았다. 알뜨르 투어가 어두운 곳에 빛을 보내고 있다. 꾸준한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상모리를 잘 부탁한다.

김준기 관장

: 이장님이 아는 허창옥 의원은 어떤 분인가?

이우일 이장: 

: 어릴 때부터 잘 알았기 때문에 알건 다 안다. 그는 가려운 곳은 다 챙겨준다. 일을 너무 잘했기 때문에 다 밀어줄 거다.

김준기 관장

: 여러 사람들의 말씀을 들었다. 격납고는 미술관 국가차원의 정책이다. 푸드트럭 같은 것은 농번기에는 잘 안 된다. 알뜨르 농사가치를 높이는 직거래 협동사업을 제안한다. 앞으로 문화예술재단에서도 하겠지만 알뜨르의 문화가치를 높일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허창옥 의원

: 내년부터 농촌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농민을 대상으로 문화해설사를 양성하려 한다. 그 이후 직거래 장터를 할 건지 아닌지 고민 후에 감귤을 수확철에 팔든지 여기 나오는 양식을 여기서 팔지 고민할 것이다. 체계적으로 가는 길,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방식, 로컬푸드 매장이 되거나 다양한 방식일 것이다. 이런 안정화된 코스가 정해지면 푸드트럭 외에 다른 것도 할 수 있다. 문화예술을 통해 많은 것들이 실현될 때 가능하다.

임주현 글로벌제주문화협동조합

: 나는 육지에서 와서 대정읍 상모리와 무릉리에서 활동 중이다. 제주도에서 청춘을 불태우자는 생각이다. 어려움이 닥칠시에는 의원께서 도와준다. 농사짓기를 돕고 지원해 준다. 언제나 우리를 일으켜준다.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해주면 좋겠다.

김준기 관장

: 들판 한가운데서 탐라순담을 하니 묘미이다. 칭찬일색에 기분이 좋다.

허재량 서귀포시 대정읍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추진위원장

: 여기에 세계 다크투어의 1번지가 있다. 이곳은 역사교육의 1번지이다. 그 전부터 말해왔는데 왜 이제야 써먹는가. 이제라도 해 달라. 

김준기 관장

: 더불어 미술인으로서 내년에 있을 격납고 미술관과 난징대학 작품 설치 및 소셜아트 프로젝트도 진행하려 한다. 내년에도 잘 부탁한다. 

허창옥 의원

: 여러분들께 너무 감사한다. 여러분의 이야기와 눈빛을 보며 제주의 근현대사를 지칭하는 알뜨르의 역사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건 단순히 알뜨르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정현의 역사, 이재수 어르신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대정의 역사문화를 알뜨르와 연계하는 것이 매우 의미 있다고 본다. 여러분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준다면 대정의 주민이 늘 함께 할 것이다. 오늘의 많은 분들과의 인연에 감사한다. 앞으로도 종종 이런 잔치하는 기회를 바라며 늘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

기록 = 최순영 제주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 업무지원, 기사 = 김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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