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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백남기 농민 1주기 제주지역 촛불문화제가 25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故 백남기 농민 1주기 제주지역 촛불문화제...MBC·KBS제주 파업 노동자들 동참

경찰 물대포에 맞아 숨진 故 백남기 농민 1주기를 추모하는 촛불이 제주에서 커졌다. '제2의 백남기'가 없도록 망가진 공영방송을 바로잡자는 MBC, KBS 파업 노동자들도 함께했다.

故 백남기 농민 1주기 제주지역 촛불문화제가 25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열렸다. 문화제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 제주도연합회, 민주노총 제주본부를 비롯해 언론노조 MBC본부 제주지부, KBS본부 제주지부 등이 함께했다.

묵상·<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시작으로 김경훈 시인은 추도시 <징소리>를 낭송하고 현호성 전농제주도연맹 의장의 추도사, 박연술 씨의 추모 춤 공연, 지건보 언론노조 MBC본부 제주지부장, 이영재 KBS본부 제주지부장, 김영태 추모 공연, 강순희 전여농제주도연합회장과 김영근 민주노총제주본부장 결의발언, 전체 분향과 농민가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국가폭력 살인진압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백남기 농민 뜻 받들어 농정개혁 단행하라!’, ‘백남기 농민 뜻 받들어 촛불항쟁 계승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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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남기 농민 영정.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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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남기 농민 영정에 국화꽃을 바치는 참석자들. ⓒ제주의소리

현 의장은 추도사에서 “많은 분들이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는 것은 그분이 박근혜 정권의 폭력에 억울하게 돌아갔기 때문만이 아니”라며 “그분은 사람 사는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애썼기 때문이다. 불의에 맞서고 농업을 살리기 위해 평생을 불살랐다. 백남기 농민의 삶과 정신을 이어가려면 적폐 청산 사회대개혁을 지체 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MBC·KBS 노조는 김장겸 MBC 사장, 고대영 KBS 사장을 비롯해 지난 10년간 보수정권에 빌붙어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공범자, 부역자들을 규탄하는 파업을 22일 째 진행 중이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MBC·KBS제주 노동자들은 백남기 농민 사망 당시, 박근혜 정권 눈치를 보며 사망 소식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한 자신들의 태도를 반성했다. 그러면서 제2의 백남기, 나아가 제2의 세월호가 없도록 공영방송 파업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해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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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건보 언론노조 MBC본부 제주지부장(왼쪽), 이영재 KBS본부 제주지부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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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KBS 제주 노조도 백남기 농민 1주기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제주의소리

지건보 MBC지부장은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그날에도 공영방송은 진실을 말하지 못했고 수사를 촉구하지도 못했다. 정권에 부역하는 사람들은 사망 축소를 덮기에 급급했다”며 “많은 시민들이 정권이 바뀐 왜 이제야 파업에 나서냐고 지적한다. 부끄럽다. 권력에 망가진 방송을 국민들에게 되돌려드리고자 끝까지 싸울 테니 함께 해달라”고 밝혔다.

이영재 KBS지부장도 “백남기 농민 사망에 대해 국무총리와 경찰총장이 사과했고, 사인이 병사에서 사고사로 바뀌었다. 그러나 그 뿐이다. 당시 경찰 수뇌부는 승승장구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작업이 너무 더디다”라고 꼬집었다.

이 지부장은 “SBS가 백남기 사망 소식을 기획보도 프로그램으로 다루는데, 우리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 너무 부끄러웠다. 다만, 그동안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싸워온 과정을 시민들께서 조금씩 알아주고 계신다. 이번 파업은 제2의 백남기, 제2의 세월호가 없기 위한 파업이다. 끝까지 싸워서 완전히 망가지고 비정상인 공영방송을 정상으로 돌려놓겠다. 우리들의 절박한 마음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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