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두1.jpg
제주시 도두동 마을주민들이 도두동주민센터 뒤편에 집회장소와 농성천막을 마련하고 제주도의 하수처리현대화사업을 촉구하고 있다. 29일 제주도가 발표한 하수처리현대화사업 계획을 전해 들은 주민들은 "4만톤 증설을 하수처리현대화로 포장한 비겁한 꼼수"라며 반발하는 등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도두 주민들, 29일 주민설명회 앞둬 이날 도 언론브리핑에 "치졸한 꼼수" 강력 반발 

제주도가 29일 오전 발표한 제주시 도두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 추진 계획을 놓고 도두동 지역주민들이 “언어도단” “말장난”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하수처리 악취 등으로 고통 받아온 제주시 도두지역 주민들은 제주도가 29일 오후 6시30분 열기로 예정한 주민설명회를 앞두고, 이날 오전 제주도가 언론 브리핑을 통해 ‘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 추진’이라는 포장으로 주민과 도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반발했다. 

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을 꾸준히 요구해온 도두동 주민들은 도두동주민센터 뒤편에 농성천막을 마련해놓은 가운데, 28일에도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가 하수종말처리장 지하화사업을 백지화하고 다시 증설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다”며 “오락가락하는 도정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다. 말 바꾸기를 멈추고 주민들에게 약속한 하수처리장 전면 지하화를 이행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제주도는 29일 오전 강창석 도 상하수도본부장의 언론브리핑을 통해 “도두 하수처리장을 1~2단계로 나누어 1단계 4만톤 증설 후 2단계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요지의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그동안 논란이 됐던 현대화사업의 추진 방식과 관련, 재정투자 또는 민간투자 중 어떤 것을 택할 것인지 등은 오는 2019년까지 결론을 내리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대출 도두동 마을회장은 <제주의소리>와 인터뷰에서 “제주도가 오늘 도두동주민들과의 설명회를 앞두고 ‘현대화사업 추진계획 발표’로 그럴듯하게 포장했지만, 전형적인 말장난이자 언어도단”이라고 격분했다. 

도두-김대출.jpg
김대출 제주시 도두동 마을회장이 "29일 오전 제주도가 발표한 하수처리현대화사업은 주민반발과 도민여론을 희석시키려는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오늘 저녁 예정된 주민설명회를 앞두고 제주도가 꼼수를 부렸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 회장은 “오늘 주민설명회를 앞두고 제주도가 도두하수처리장을 1~2단계로 나누어 지중화하는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내용을 잘 모르는 도민들을 현혹시키고, 추석명절을 앞둬 반발여론을 희석시키려는 치졸한 언론플레이”라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김 회장은 또, “주민들은 오늘 주민설명회에 정책결정자인 원희룡 지사의 참석을 사전에 요구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주도가 주민들이 반발하는 4만톤 증설을 1~2단계 현대화 사업에 포함시켜 마치 주민요구를 수용한 것처럼 포장한 것에 너무 뻔뻔함을 느낀다”고 성토했다. 

도두동 주민들은 현재 도두동 주민센터 뒤편에 마련한 농성 현장에서 예정된 이날 주민설명회를 이런 상황에서 개최할 필요성이 없다며 설명회를 무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25년 가까이 하수처리장으로 인한 불이익이나 악취 등의 고통을 감내해온 주민들에게, 지금의 하수처리 대란 시기에도 오직 사탕발림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는 원희룡 도정의 태도를 보면서 격분 한다”고 말을 이어갔다. 

한편 제주도는 최근 수년간 관광객 및 인구유입 증가와 각종 개발사업 등으로 하수발생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하수처리 시설용량이 과부하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도내 하수처리의 60% 이상을 처리하는 도두하수처리장은 1994년에 시설돼 24년이 경과됨에 따라 각종 설비 노후화와 유입하수량의 급격한 증가 등으로 하수처리에 난항을 겪으면서 심한 악취 등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