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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 관계자들이 자폐성장애인 인식개선 활동을 끝낸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름다운마라톤 D-5] 자폐성장애인들의 '무한도전'...지난해 다솜발달 이어 '감동의 레이스'

다가오는 주말(21일) ‘기부와 나눔’을 모토로 달려온 아름다운 사람들의 축제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 제10회 대회가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구좌체육공원(김녕해수욕장 동쪽)에서 펼쳐진다. 

참가자들의 참가비 일부가 전 세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달되는 국내 최초 기부마라톤. 지난해 다솜발달장애학교 학생들이 직접 아름다운마라톤에 참가, 전원이 완주해 많은 사람들에게 줬던 감동이 올해도 이어진다.

올해 기부처에는 (사)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지부장 김부찬)가 포함됐다. 또 장애인협회에 등록된 자폐성장애인 140여명과 그들의 가족, 자원봉사자까지 약 400여명이 대회 현장을 찾아 마라톤에 도전한다.

의사소통, 사회상호작용 이해능력 저하 등 신경 발달장애를 뜻하는 자폐성장애는 2007년 장애인 복지법 관련 규정이 개정돼 정신지체는 지적장애, 발달장애는 자폐성장애로 명칭이 바뀌었다. 다솜학생들과 같다.

2006년 한국자폐인사랑협회가 창립됐고, 2011년 제주지부가 문을 열었다. 매년 4월2일 UN 지정 ‘세계자폐인의 날’ 기념 행사를 열어온 자폐인사랑협회는 올해 아름다운마라톤에 도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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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폐인협회의 자폐성장애인 인식 개선 활동 모습.
자폐성장애인은 대부분 처음 가본 곳에는 잘 적응하지 못한다.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몰라 누군가 옆을 지켜줘야 한다.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라는 명대사로 전국민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영화 ‘말아톤’에서도 볼 수 있다. 

발달장애인들에게 낯선 곳을 방문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일을 무한적으로 반복해야 한다.

그런 자폐성장애인들에게 마라톤 참가는 그 자체로 큰 ‘도전’이다.

그럼에도 자폐인사랑협회가 아름다운마라톤 참가를 결정한 것은 자폐성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때문이다.

색안경 낀 눈빛이 아니라 누군가의 작은 도움이면 자폐성장애인들도 사회에 녹아들 수 있다는 믿음이다.

지난해 다솜학교 학생 12명이 아름다운마라톤에 도전했을 때 자원봉사자들과 학교 관계자, 가족들의 힘도 있었지만, 다른 참가자들의 도움도 컸다.

참가자들 모두가 하나 돼 다솜 학생들을 응원했고, 주로(走路)에서 학생들이 놀라지 않도록 조용히 길을 비켜주고 박수를 쳐줬다. 그 덕에 낯선 장소에서도 다솜 학생들은 무사히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었다. 이들에게는 완주라는 의미보다 ‘성취’나 ‘성공’이란 의미가 더 컸으리라.

올해도 참가자들의 도움이 절실한 이유다. 

이정희 자폐인사랑협회 제주 부지부장은 "협회 소속 회원들 상당수는 자폐성장애인 가족들이다. 아름다운마라톤이라는 큰 대회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도전이다. 자폐성장애인들의 쉽지 않은 도전을 많이 응원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부와 나눔’을 모토로 시작된 아름다운마라톤은 지난해 9회 대회까지 누적 기부금 1억9000만원을 돌파했다.

이 기부금은 서남아시아 수재지역(2008년), 결혼이주여성 쉼터(2009년), 제주동부 아름다운 청소년센터(2011년), 제주지역 독거노인 생필품(2014년), 네팔 대지진 학교 재건(2015년), 다솜발달장애인대안학교(2016년) 지원 등에 쓰였다.

올해 10회 대회까지 가면 누적 기부금이 2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대회는 풀코스, 하프코스, 10km, 5km 코스로 나눠 진행된다. 풀코스와 하프코스는 18세 이상, 10km는 8세 이상(가족 동반의 경우 연령 상관없음), 5km는 연령대와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10km, 하프코스, 풀코스 1위부터 5위(단체전은 3위)까지는 트로피와 부상(5만~50만원 상당)이 수여된다.

참가신청은 마감됐지만, 다양한 형태로 대회 지원과 기부 등은 가능하다.

문의 =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 조직위원회 064-711-7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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