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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이상봉(왼쪽), 강경식 의원. ⓒ제주의소리
[행감] 원희룡 지사 ‘광폭행보’ 엇갈린 시선…“선거용 치적홍보” vs “소통 강화”

민선 6기 제주도정에 대한 마지막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둬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특히, 최근 부쩍 늘어난 원희룡 지사의 읍면동 마을투어, 현장도지사실 운영과 관련해 “선거용 행보”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고충홍)는 17일 제355회 임시회를 속개해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 소관 업무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둬서인지,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출마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원희룡 지사의 ‘광폭 행보’가 도마에 올랐다. 도민과의 소통 강화냐, 선거를 염두에 둔 계획된 행보냐를 놓고 시선이 완전히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상봉 의원(노형 을)이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벌써 지방선거 모드로 들어갔다는 얘기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돌직구를 날렸다.

이에 유종성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언론에서 추석을 전후해 지방선거와 관련해 여러 보도가 있었다”며 핵심을 빗겨난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자 이 의원은 “제가 사전 서면질문을 통해 받아본 자료에 따르면 원 지사는 2015년부터 9월25일 현재까지 22차례 마을투어를 진행했다. 그런데 서면답변 외에 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4번의 마을투어를 더 다녔다. 누락시킨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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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28일 서귀포시 예래동 마을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이 의원이 제출받은 서면답변에 따르면 원 지사는 △2015년 5회 △2016년 7회 △2017년 10회(4회 누락)의 마을투어를 실시했다.

이 의원은 “누락된 마을투어 실적까지 합치면 올해에만 2015년의 3배, 2016년의 2배 이상 마을투어를 다녔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민심을 달래려는 행보가 아니냐”고 추궁했다.

특히 이 의원은 “그 동안은 읍면 위주로 마을투어를 실시하다가 최근에는 서귀포시 동지역에서도 마을투어를 추진했다. 선거를 앞두고 숙원사업 등을 내년 예산에 편성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며 ‘선거용 행보’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유 국장은 “그렇게 볼 수도 있긴 하다”면서도 “서귀포 동지역 마을투어는 마을회장들이 ‘왜 읍면만 하느냐’는 요청이 있어서 추진된 것이다. 선거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진보 성향의 강경식 의원(무소속, 이도2동 갑)도 도지사의 ‘광폭 행보’를 문제 삼았다.

강 의원은 “마을투어와 함께 현장도지사실 운영도 늘었다. 2015년에는 없던 오피니언리더 간담회가 올해는 9번이나 열렸다”면서 “임기 초에는 열심히 일하지 않다가 도민들의 눈총이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최근 들어 부쩍 열심히 돌아다니는 이유가 뭐냐”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특히 “최근에는 제가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각종 동문회며, 종친회 모임에도 나타난다. 지사는 일로 승부를 해야지, 과거 도지사들처럼 식겟집(제사집)까지 찾아다닌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도민들이 외면할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이에 유 국장은 “취임 초에는 도정방향 등 챙길게 많아서 현장을 많이 못 돌아다닌 측면이 있다”며 “지금도 도민들의 요청이 있어서 가는 것이지, 요청도 하지 않는데 가는 것은 아니다. 요청을 해도 일정이 안 되면 가지 못하고 있다”고 원 지사를 적극 변호했다.

강 의원은 또 공직자들의 SNS를 활용한 도지사 치적·도정 홍보도 문제 삼았다.

강 의원은 “비선라인 보좌진 등이 SNS를 통해 도정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혈세로 이들에게 월급을 주면서 도정·도지사 치적을 홍보하는 것은 구태의연한 것”이라며 “이러한 행위에 대해서는 선관위에서도 경고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유 국장은 “무조건 선거용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볼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이 역시 소통행정을 위한 고유의 업무로 볼 수 있다”고 이해를 구한 뒤 “다만, 선관위는 지사의 치적을 무차별 퍼나르거나, 이에 대해 ‘좋아요’, ‘찬성’ 등 의사표시는 하지 말라고 한 만큼 이에 대해서는 실국에 관련 공문을 보내 참조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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