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수진 서홍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최근 인구변화에 따른 1인가구의 보편화로 혼밥, 혼술, 편도족(편의점 도시락족) 등 혼족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생겨났다. 이런 1인가구의 증가는 단절과 고립을 야기하게 되어 새로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제주에서도 중장년층의 고독사 발생 등 위기상황에 처해있는 우리의 이웃이 있다. 이들은 정부의 복지제도나 사회서비스의 정보를 잘 몰라 도움조차 요청하지 못한 채 ‘나홀로 죽음’을 맞이하였다.
  
고독사의 대상은 노인층일거란 생각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엔 그 대상이 우리사회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중장년층까지 확대되어 더욱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것은 중장년층이 각종 복지제도나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서귀포시에서는 읍면동을 근간으로 하여 혼자 생활하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혼디거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혼디거념”은 마음을 쓰며 함께 돌본다의  제주어로 혼자 사는 1인 가구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하여 중장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읍면동에 조사요원이 주민등록상 1인 가구를 가가호호 방문하여 안부를 확인하고 이와 함께 지역 내 자생단체 회원 및 자원봉사자와 이웃사촌을 맺는 한편, 기타 사회서비스 등의 정보를 제공해 나간다.
  
현재 서귀포시와 전 읍면동에서 중장년층 1인가구에 대한 전수조사를 추진하고 있고, 전수조사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혼디거념” 사업을 시행해 나갈 예정이지만 행정만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분명 어려움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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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수진 주무관
소외받는 중장년층의 안전망 구축을 위해서는 지역 내 관심이 절실하다. 우리 이웃의 소식을 지역 내 주민이 알려주고 살펴서 함께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로부터 제주의 가장 소중한 가치는 공동체의 화합(和合)과 상생(相生)의 수눌음 정신일 것이다. 

잔칫날 1인분씩 접시에 음식을 담아주는 반(飯)문화와 같은 제주의 문화가 지금의 제주공동체를 있게 한 버팀목일 것이다. 행정의 정책과 지역주민의 관심이 어우러져 우리 제주사회에서 더 이상의 쓸쓸한 죽음이 없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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