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대학생아카데미] 이정욱 “종이비행기 취미로 국가대표...자신만의 히든아이템 필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대학교와 <제주의소리>가 공동주관하는 ‘JDC 대학생아카데미’ 2017학년도 2학기 여덟 번째 강의가 31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3호관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강의는 이정욱 씨가 ‘덕업일치’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이 씨를 소개하는 가장 확실한 설명은 ‘종이비행기 날리기 국가대표’, ‘종이비행기 날리기 기네스 기록 보유자’이다. 

지난 2015년 종이비행기 날리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4.19초 동안 비행기를 띄우며 오래날리기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그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Red Bull Paper Wings>에 국가대표 자격으로 참여했다. <Red Bull Paper Wings>는 3년 주기로 열리는 일종의 ‘종이비행기 월드컵’이다. 직전 대회인 2015년에는 80개 나라에서 4만6000여명이 참여했다. 그리고 지난해 ‘종이비행기로 타겟 맞추기’ 부문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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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열린 JDC 대학생아카데미에서 종이비행기 국가대표 이정욱 씨가 강의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그는 어린 시절 가난했던 시골 생활에서 유일한 취미가 종이날리기와 물 수제비 날리기였다. 우연히 TV에서 본 당시 종이비행기 오래 날리기 세계기록 보유자 켄 블랙번을 보고, 자신도 잘 날리고 싶다는 마음에 종이비행기 취미 한 길을 걸어왔다. 2009년 세계 대회 심사위원으로 켄 블랙번이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국가대표 선발전에 도전했지만 1초 차이로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6년을 기다려 2015년 대회에 다시 도전해 0.69초 차이로 우승을 차지해 꿈에 그리던 우상과 조우했다. 그리고 전 세계 종이비행기 애호가들과 만나며 이색스포츠를 직업으로 삼는 길에 눈 뜨면서 현재는 종이비행기를 비롯한 이색스포츠 기획, 항공·과학 관련 기획 등을 업으로 삼고 있다.

이 씨는 작은 종이비행기도 접는 방법에 따라 나르는 형태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양 날개는 내려가는 방향이 아닌, 반드시 위로 올라가야 활공이 가능하며, 각 부위를 어떻게 접는지에 따라 좌우로 회전하고 제자리에서 한 바퀴를 도는 등 천차만별이다. 그는 현장에서 직접 시연까지 보이면서 학생들의 눈을 휘둥글 하게 만들었다.

▲ 종이비행기를 접는 학생들. ⓒ제주의소리
▲ 학생들이 단상에 종이비행기를 던지는 모습. ⓒ제주의소리

이 씨는 자신처럼 좋아하는게 분명하고, 한 분야에 몰입하면서 장인정신을 지닌 ‘비주류의 장인’을 덕후라고 지칭했다. 그리고 점차 덕후들에 대한 세상의 인식도 괴짜가 아닌 능력자로 바뀌고 있다면서, 개개인이 자신만의 ‘덕력’을 갖춰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OECD에서도 역량 과잉이 최고 수준이다. 이 말은 커트라인 이상의 점수나 능력을 과도하게 가진다는 의미다. 이제는 교육도 진로 중심으로 바뀌고 있고, 취업 역시 정량화된 스펙 대신 자기소개서가 중요해졌다”며 “점수나 학력을 뺀 나머지로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존재가 돼야 한다. 점수와 무관한 자신의 정체성을 갖추자”고 말했다.

더불어 “나는 종이비행기 하나만 있으면 어느 면접 자리라도 무섭지 않다. 개인만이 가진 스토리텔링과 히든아이템이 있기 때문”이라며 종류에 구애받지 말고 개성 있는 삶을 살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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