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시조 시집 《등신아 까불지 마라》 발간

오영호 시인은 최근 시조 시집 《등신아 까불지 마라》(고요아침)를 펴냈다.

현대시조 100인선 가운데 57번째 작품에 이름을 올린 이번 시집은 다소 도발적인 제목을 내세우며 독자들의 눈길을 끈다.

시인이 던지는 ‘등신아 까불지 마라’는 다름 아닌 스스로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인도 갠지스 강에서 영감을 얻어, 남의 눈꼽 보다는 자신의 들보를 먼저 살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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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불지 마라 등신아
오영호

갠지스는 인도의 마음
바라나시 돌계단 밑

얼마나 흘렀을까 어둠에 묻혀있는 수면을 밝히며 피어오르는 화장하는 불빛 아래 똥오줌이 섞이고 시신을 태운 재가 꽃잎과 함께 떠내려가는 강물에 목욕하고 먹는 순례자에게 ‘그렇게 더러운 물을 어떻게 마실 수가 있냐’고, 코리언이 묻자, 강물로 머리를 적시던 중년의 코 큰 남자가 빤히 쳐다보면서 하는 말 ‘당신의 몸은 똥오줌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 깨끗한 척......’ ‘쯧쯧’ 혀를 차며 하는 소리

‘등신아, 까불지 마라’
확 타오르는
나의 얼굴


시인은 책머리에 “급변하는 혼돈의 세상에서도 예술적 상상의 날개가 때로는 삶의 현실로 나타나는 일에 동행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그것은 자아를 만나 깨어 있기 위함이요, 사랑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글쓰기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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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영호 시인.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1986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은 제주시조문학회 창립 멤버이다. 시조집 《풀잎만한 이유》, 《귤나무와 막걸리》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다. 제주시조시인협회장, 제주작가회의 회장, 한국작가회의 이사,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영주고등학교장을 역임했다. 한국시조비평문학상, 제주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고요아침, 103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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