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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속개된 제주도의회 제356회 제2차 정례회에서 의원들의 도정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제주의소리
[도정질문] 원희룡 제주지사, “묻지도 않고 도세전출비율 높였는데…” 난색 표명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고교 무상급식 전면시행에 대해 “궁극적으로는 국가가 담당해야 할 부분”이라며 “제한된 지방예산은 교육환경 개선,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한 곳에 우선 투입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교육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해온 ‘고교 무상급식 전면시행’에 따른 제주도의 예산투입 요구에 대해 완곡하게 ‘반대’ 입장을 피력한 셈이다.

원희룡 지사는 16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356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도정질문 답변을 통해 “제주도의 사람,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교육여건 개선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교육에 대한 지원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원 지사는 “교육에 대한 투자는 학부모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무상교육·급식 확대, 교육환경 개선, 공교육의 질 향상을 통해 사교육 부담해소라는 3가지 과제에 집중돼야 한다”며 교육에 대한 지방예산 투자원칙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원 지사는 ‘고교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무상교육, 무상급식은 궁극적으로 국가가 부담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제한된 지방예산은 교육환경 개선, 교육의 질 개선에 우선 투입되는 게 옳다는 생각”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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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공남 의원. ⓒ제주의소리
앞서 부공남 교육의원은 도정질문을 통해 “고교 무상급식은 제주도 공교육 완성을 위한 정책이다. 또 학교에서 먹는 문제를 놓고 돈을 내고 먹는 학생, 돈을 안내고 먹는 학생이 구별된다는 것은 지극히 비교육적인 행태”라며 고교 무상급식 전면시행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부 의원은 “고교 무상교육은 제주의 교육복지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특별자치도의 위상을 한껏 드높이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도정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원 지사의 답변이 끝난 뒤에도 부 의원은 보충질문을 통해 “제주도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데 대해서는 고마운 말씀을 드린다. 그렇지만 급식과 관련해서는 인색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부 의원은 학교급식비가 식품비, 운영관리비, 인건비 3항목으로 구성되고, 각각의 비율이 70%, 5%, 25%로 구성된다는 점을 설명한 뒤 “운영비와 인건비는 교육청이 부담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렇지만 식품비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소비 촉진과 연관된 것인 만큼 제주도가 대부분을 부담해야 한다. 이런 것까지 감안해 전체적으로 5대5로 부담하면 고교 무상급식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거듭 원 지사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에 원 지사는 “재정 부담비율은 협의를 통해 결정된 것”이라고 선을 그은 뒤 “도에서는 큰 틀에서 도세전출비율을 종전 3.6%에서 5%로 상향조정했다. 용도도 묻지 않고 교육청에 지원했다”면서 “이런데도 인색하다고 하면 상당히 혼란스럽다”고 다소 섭섭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 의원이 거듭 “타 시도처럼 재정부담 기준을 손 볼 필요가 있다”고 물고 늘어지자, 원 지사는 “그렇다면 도세전출비율도 타 시도와 맞출까요”라고 응수, 공방에 종지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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