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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폐기처분으로 못구하고 서점은 문제지 동나...논술 연기로 항공기 예약 줄 취소 '곤욕'

당초 수능이 치러질 예정이던 16일 오전 제주시내 한 고등학교에 학부모와 수험생이 들어섰다. 교실에 있던 교과서를 찾았지만, 이미 재활용 차량에 실려 학교를 떠난 뒤였다.

빈 손으로 나온 모녀는 인근 서점에 들러 문제지를 찾았지만 원하는 학습지는 이미 동이 났다. 딸을 애처롭게 바라보던 학부모는 항공기 예약 취소까지 걱정거리가 쌓여만 갔다.

사상 초유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가 현실화 되면서 수능일정에 맞춰 계획을 짰던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도 사태 수습에 애를 태우고 있다.

김상곤 교육부총리는 경북 포항에서 지진이 일어남에 따라 학생들의 안전 등을 이유로 올해 수능을 오는 23일로 일주일 연기한다고 15일 오후 8시30분 전격 발표했다.

집단 휴업으로 휴일 같은 시간을 얻은 수험생들은 불안한 마음에 학교와 학원, 서점 등으로 향했다. 남은 일주일, 공부의 흐름을 이어가려면 책과 문제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점의 경우 수능 직전 상당수 문제지들이 지역 총판을 통해 회수작업이 이뤄져 학생들이 원하는 문제지를 찾기는 하늘에 별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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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내 한 서점 점주는 “국어와 영어, 수학 등 이른바 주요 과목의 문제지는 이미 다 팔렸다”며 “오전부터 특정 문제지들을 찾는 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점을 찾은 한 수험생 부모는 “자녀와 함께 시험지를 사러 왔지만 원하는 것이 없다”며 “서점에 해당 문제지가 나오면 연락을 달라고 부탁까지 했다”고 밝혔다.

제주지역 특성상 수능 후 논술고사를 위해 항공권까지 예약했지만 이마저 취소해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 수능 연기로 논술 일정까지 조정되면서 항공권 확보를 위해 미리 예매에 나선 학부모들은 환불수수료와 추가 항공권 예약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또 다른 수험생 부모는 “내일(17일) 논술을 위해 제주~김포 항공권을 예매했지만 이를 취소했다. 대학 인근에 예약한 숙소까지 줄줄이 취소하느라 진땀을 흘렸다”고 토로했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항공권과 관련한 민원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수수료 면제가 가능한지 각 항공사들과 협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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