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주민 반발 확산...기한 내 제주특별법 개정 무산 시 후폭풍 거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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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전 서귀포시청 기자실에서 서귀포시지역 도의원 선거구 통폐합 반대 기자회견에 나선 서귀포시주민자치위원회협의회. ⓒ 제주의소리

제주도의원 선거구 조정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통폐합 대상지로 거론되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시작되면서 선거구 조정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20일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는 1시간 차이를 두고 선거구 통폐합 반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제주시에서는 통폐합 대상지로 거론되는 도의원 2, 3선거구(일도2동 갑, 을) 지역주민들이, 서귀포시에서는 서귀포시주민자치위원회협의회가 목소리를 냈다.

일도2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자생단체 12곳은 이날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선거구 재조정은 먼저 주민의 뜻을 묻고 주민의 의사가 최대한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며 “만일 이러한 절차를 생략하거나 졸속으로 절차를 진행한 채 선거구를 재조정한다면 일도2동 주민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서귀포시주민자치위원회협의회는 한 시간 뒤 서귀포시청 기자실에서 “제주특별법 개정이 무산될 것을 전제로 ‘서귀포시 선거구 통폐합·축소’를 통한 선거구 조정을 운운하는 것에 대해 심히 우려를 표한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러한 획책에 대해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제주시 지역구를 분구하기 위해, 행정구역상 별개인 서귀포시 지역구를 통폐합·축소하려 한다면, 이는 서귀포 시민의 참정권을 박탈하는 처사이자 서귀포시의 발전을 가로막는 행태”라며 “제주시와 서귀포시 간 지역 격차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제주특별자치도의 균형발전에도 역행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제주지역은 도의원 6선거구(제주시 삼양·봉개·아라동)와 9선거구(제주시 삼도1·2, 오라동)가 인구 증가로 헌법재판소의 인구기준 상한선을 초과하면서 당장 내년 6월 13일 치러지는 제주도의원 선거와 관련해 선거구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제주도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난 2월 도의원 정수 2명 증원을 골자로 한 제주특별법 개정을 권고했지만 제주도와 도의회, 국회의원 3명은 추가적으로 민의를 수렴해야 한다며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우여곡절 끝에 재논의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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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일도2동 주민들이 제주도의회 2, 3선거구 통합설에 반발하며 20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은 기자회견 직후 도청 앞에서 항의 구호를 외치고 있는 주민들. ⓒ 제주의소리

위성곤 의원(서귀포시, 더불어민주당)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법정기한 내 국회 본회의 처리가 불투명하다.

지방선거 6개월 전인 12월12일까지 선거구획정안이 나와야 하지만, 각종 정치 쟁점과 예산시즌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정기국회 내 처리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거구획정위는 대안으로 현행 29개 선거구 통·폐합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중 하나로 제주시 2, 3선거구(일도2동 갑, 을), 서귀포시 20, 21선거구(송산·효돈·영천동, 정방·중앙·천지동)가 각각 하나로 합쳐질 것이라는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돌고 있다.

김용범 의원(정방·중앙·천지동,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 제356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인구증가로 분구되는 곳은 제주시인데, 서귀포시 지역구가 통폐합될 것이라는 얘기가 들린다”며 “지난 11년간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각종 홀대를 받아온 서귀포시민들은 만약 제주시 지역구 분구로 서귀포 지역구가 통폐합될 경우 강력하게 저항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역주민들 입장에서는 선거구 조정이 상당히 민감한 이슈인데다 산남지역 홀대론과도 맞물려있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한폭탄이 될 전망이다. 해당 지역 도의원들 입장에서는 정치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통폐합을 막는데 필사적일 수 밖에 없다. 제주특별법 개정안의 기한 내 통과가 무산될 경우 후폭풍이 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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