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질문] "도립대학 만들자"..."제주대 분원해야"...옛 탐라대 부지 제안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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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356회 제2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답변을 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제주의소리
415억원의 세금을 들여 매입했음에도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옛 탐라대학교 부지와 관련해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상업적 활용을 원천 배제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선적으로 교육기관으로 활용되는 방안을 찾되, 최후에는 공공기관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20일 열린 제356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에서는 옛 탐라대 부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해당 부지는 제주자치도가 미래자산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지난해 6월10일 학교법인 동원교육학원으로부터 415억9500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토지 2필지 31만2217㎡, 건물 11개동 3만316㎡ 규모다. 그러나, 매입한지 1년을 훌쩍 넘겼음에도 마땅한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좌남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제주특별자치도가 국제자유의도시고 평화의 섬이라고 하지만, 국제화에 걸맞는 일을 못하고 있다"며 "옛 탐라대 부지에 유엔(UN) 관련 산업대학을 도립대학으로 만드는 것이 어떻겠나"라고 제안했다.

좌 의원은 "특별자치도 만들 때 제주도 교육에 대해 특별한 혜택을 많이 줬지만, 그 특례들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고 있다"며 "도립대학을 만들어 저개발국 관료들이나 국내 관료들이 와서 교육받는 기관이 세워지면 상당한 성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글로벌 연수사업 예산과 국제인력 양성 예산 등을 활용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강시백 교육의원은 "탐라대 부지의 원래 목적은 대학용 땅이기 때문에 아라캠퍼스에 집중돼 있는 제주대학교의 많은 단과대학 중에서 선택해 한 두 대학을 분산 배치하거나 새로 신설 유치하는 것이 옳다. 제주대는 제주도 유일의 국립종합대학이며 도민들의 대학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서귀포시민들과 하원마을 사람들이 원하는 본래의 대학부지 용도에 부합하고, 산남산북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이라 생각한다. 제주대학교도 이에 부응해야 할 것"이라며 "지역균형 발전 차원도 있고, 대학 유치를 갈망하는 서귀포시민들의 간곡한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지난 도정질문에서는 강성균 교육의원이 해당 부지에 '제주예술종합학교'를 유치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답변에 나선 원 지사는 "산남지역에는 대학과 의료기관 유치에 대한 숙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 공동목장을 내놔서라도 유치하겠다는 생각에 탐라대가 설립된 것이었다"며 "가급적 빨리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급하다고 아무 버스나 타면 안된다. 기본 원칙은 원래 주민들이 땅을 내놓은 취지에 걸맞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그게 안되면 도민들의 공공적인 기능이나 도민 핵심적인 프로젝트로 활용돼야 한다"며 "여러 제안이 있지만 상업적인 제안은 다 거절하고 있다. 원 취지에 걸맞게 하기 위해 신중하고 엄격하게 거르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원 지사는 "정 안되면 공공기관으로 관리하는 것까지 최후의 복안으로 갖고 있다"며 "제안에 대해 어떤 밀약이 있어서 소극적이거나 한 것은 전혀 아니다. 제주도 자체적인 입장은 일관된 입장"이라고 못 박았다.

특히 의원들의 제안에 대해서는 "나름 모두 좋은 제안이지만, 제주도가 나선 이상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제 발언이 기정사실회 될 수 있어 발언은 신중할 수 밖에 없음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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