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비엔날레-탐라순담(耽羅巡談)] (34) 문화공간 양

제주비엔날레 2017 프로그램 중 하나인 ‘탐라순담’은 탐라 천년의 땅인 제주도의 여러 인물들과 함께 토크쇼·집담회·좌담회·잡담회·세미나·콜로키움·거리 발언 등 다종다양으로 제주의 현안과 의제에 대해 이야기(談)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누구나 주인공이자 손님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는 12월 31일까지 약 50회에 걸쳐 ‘제주 하간듸’(많은 곳)서 ‘제주 사름’(사람)이 ‘제주를 곧는’(말하는) 탐라순담이 열립니다. 제주 사회를 이루고 있는 각계각층의 인물들의 여러 담론 속에서 제주의 가치, 제주의 현안을 길어 올리고 사회적 예술로 대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탐라순담[耽羅巡談] 서른네 번째 순서는 제주시 거로마을에 터를 잡고 활동하고 있는 문화공간 양의 이야기를 다뤘다.

제주시 가장자리에 위치한 거로마을은 행정 구역 가운데 변화가 가장 더딘 마을 중 하나였다. 지난 2013년, 김범진 관장이 폭낭(팽나무) 아래 이웃들이 모여들던 외갓집을 고쳐 문화공간을 열었다. ‘양’은 존대할 누군가를 재차 부르는 뜻의 제주어이기도 하고, 양 씨가 집성을 이룬 마을의 특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문화공간을 표방한 이곳에서 주로 해온 일은 마을 주민들의 기억을 기록으로 옮기는 작업이다.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거로마을’의 이야기를 다양한 장르의 예술에 담는 작업과 문화예술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작업도 포함하고 있다. 

그렇게 꼬박 5년이 지났다. 문화공간 양의 기획자들과 때로는 레지던시 작가들도 경로당에서 식사 준비를 거들거나 마을 행사를 함께 치르며 마을 주민들과의 유대도 두터워졌다. ‘갤러리 아가씨’라 불리며 마을 어르신들의 집에 놀러가는 일도 잦아졌다.  

화북공업단지와 새로운 도시개발지구인 삼화지구와 맞붙어 있는 데다 제주도를 휩쓸고 있는 도시화의 물결에 거로마을도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문화공간 양 주변에도 전에 본 적 없던 연립주택이 여러 채 지어지고 있는 중이다. 이미 거로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들보다, 앞으로 들어와 살게 될 이주자가 더 많아질 수도 있는 격변의 기점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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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진 문화공간 양 관장 
: 먼저 간단하게 소개하겠다. 메인으로는 레지던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지만, 전시 기획 말고도 인문 강의 등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한다. 주로 마을의 이야기를 예술에 담는 작업을 한다. 2013년부터 시작해서 결과물들이 앞의 자료로 나왔으며, 조금씩 해나가는 중이다. 

첫 번째는 마을 행사에 대한 기록이다. 여기 사진에서 보면, 2013년도부터 마을의 행사들을 기록하고 있다. 행사 모습을 담거나, 차려진 음식 등을 담는다. 나중에 기록을 다시 보았을 때, 놀이문화적인 측면이라던 지, 어떤 의상을 입었는지에 대해 알 수 있다. 

현재는 사진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풍경들도 찍으면서 ‘화북천’ 작업을 해온 작가님이 있다. 옛날에는 내천에서 빨래를 하는 등 마을에서 중요한 기능으로 작용했던 곳이 천이다. 그러나 수도가 들어오면서 그 기능이 사라졌다. 그 작가님과 같이 ‘화북천’ 작업을 하면서 옛날에 한 작업들에 대해 다시 무언가 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두 번째는 마을 어르신들의 기록이다. 인터뷰를 하고 그 이야기를 간단하게 정리해서 담아냈다. 어르신들이 들려주는 마을의 옛날이야기를 담았다. 지명과 함께 담아내서 마을 지도를 그려냈을 뿐만 아니라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기록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이안 작가의 경우 마을의 일상을 담아서 만화로 그려냈다. 올해의 경우 풍경을 사진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담아냈다. 현재 개발이 많이 되고 있어서, 바뀌기 전에 길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마을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한다. 사진과 디지털 기술 결합.  피키 캐스트에서 만화 진행하는 분과 함께 ‘알아집니다’라는 웹툰 진행하기도 하고, 풍경들을 모아 전시도 했다.  주로 마을에 관련된 작업들을 하면서 전시를 한다. 지금은 과거보다도 현재의 이야기들을 작품으로 담아내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어르신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하는 경우도 있다. 같이 지도 만들기 작업을 하면서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서 만들기도 한다. 

김태연 기자
: 활동하신지 오래 되어서 아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왜 마을이라는 테마에 집중하게 되었는가?

김범진  
: 이 곳은 나의 외갓집이다. 주로 여기서 머물면서 개인의 기억이 담겨져 있다. 하귤나무 밑에 똥돼지가 무서워서 화장실에 안가는 등의 추억이 담겨있다. 그리고 길이 넓어지기 전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집성촌처럼 양 외할머니 김 할아버지 등 세 개의 성씨가 모여 살았다. 소나 경운기를 타고 다니는 개인적인 경험들이 있다. 4.3사건 때 피신했었다가 다시 오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4.3사건 이후 마을 분들은 고구마나 귤과 같은 농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농사일이 끝나고 마을 사람들이 여기서 모이게 되었다. 앵두나무 등 중구난방으로 심어두어서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철마다 담금 술을 대접하기 위해 재배했다. 모임 때 노래를 불러서 용돈을 얻은 기억도 있다. 

두 번째는 어머니의 기억이다. 갤러리 맞은편 사무실로 쓰는 통 유리창을 보면 멈춰있는 시계가 있다. 외할아버지가 선생님으로 근무하셨을 1940년대에 큰 상 받으셨다. 마을에 유일한 시계여서 이로 인해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경우도 많았다. 어르신들이 돌아가셨을 때 시간 확인하거나 아이가 태어났을 때 등 중요한 시간들을 확인하러 왔었다. 그 당시 어머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시계 멈추지 않게 태엽 감는 일이었다. 

내 개인적인 기억, 어머니의 기억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 기억들의 중첩되어 있다. 4.3사건들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사건들에 대한 기억도 마찬가지다. 오래전부터 남아있던 돌담은 없지만, 마을 주민들이 모여 운동장을 하나 만들었다. 그 곳에서 단합대회도 하고, 매년 초에는 회의를 하거나 경로잔치도 개최한다. 새해에는 마을 청년들이 마고자 입고 단체로 어르신들에게 세배를 드리기도 한다. 많은 유형의 상징하는 것들은 사라졌지만 무형의 것들은 남아있는 상태다. 이러한 것들을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인지 기획자와 함께 중장기 프로젝트로 가지고 있다. 

김태연 
: 문화 공간 양이라는 간판을 내건지 꽤 되었다. 또한 다른 레지던시 프로그램 보다는 오래지속적인 느낌이 있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 

김범진 
: 시작과 동시에 이 공간과 가져갈 프로젝트로 상정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현대의 다양한 매체로 담고자 한다. 지금 실제로는 제주도의 사라져 버린 것들에 대해 모으는 것은 제주학이나 박물관, 제주를 아끼는 분들이 이미 해오고 있던 일이다. 우리가 해오고 있는 것들에 대해 무언가를 복원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두 번째 그 일이 중복 되느냐 혹은  어떤 점이 다르냐는 질문에 대해 먼저 제주학, 도립미술관 여러 기관과 개인들이 제주를 기록을 모으는데 있어 중요한 것이나 사건들 위주로 기록이 된다. 화북의 역사 유적지가 그러하다. 우리는 그러한 것들을 벗어나서 사람 개인의 이야기, 큰 역사에서 하나로 뭉쳐서 잔뿌리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이야기를 예술의 눈으로 담아내려한다. 개인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담아야 하는지 먼저 고민하게 된다. 그 개인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다 보면 구멍이 많이 난다. 시간을 압축하지 않고, 돈으로 미래를 불러오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할 수 있는 일들을 기록하는 방식에 있어서 대면하는 등 여러 방식들이 달라졌다. 그런 방식들이 항상 고정되지 않고 흐름을 가지고 바뀌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시간을 사지 않았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영상이나 사진, 다큐멘터리 등 그런 것들로 무언가가 만들어지고 있다. 원래는 기본적으로 기록이라고 하면 예전의 텍스트들로 남겨지거나 비석 등의 방식으로 차용된다. 지금은 그런 방식의 의미 있지만, 더 복잡하고 감각적인 매체들을 이용해서 담고 싶다.

그런 매체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하자면, 단순하게 담으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천천히 가면서 어떻게 개인의 이야기하고 마주하게 할 것 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제주의 살았던 사람으로서의 시각, 살지 않았거나 1년 혹은 5년간 살았던 사람들의 시각들이 점층 된다. 그러면서 모으다 보니 마을이 이야기들의 구전으로 내려오는 것을 발견했다. 구전으로 내려오는 것들이 끝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됐다. 구전의 대상이 손자, 손녀 혹은 자식들에게 되지만, 일상과 밀접한 상호연관성이 낮아지면서 끝나게 된다.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우리 공간들의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이라고 생각한다.

마을에 대해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다. 지금 당장은 이러한 모습이 대단하지 않다고 보일 수 있지만, 그런 과정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김태연 
: 애초부터 마을 분들은 예술인과의 부딪침과 마주침이 익숙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주민들이 받아들이는 과정과 그 변화에 대한 에피소드를 소개 해주면 좋겠다.

김연주 문화공간 양 기획자
: 공간의 경우 관장님 외갓집이어서 어르신들이 집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공간에 젊은 예술가들이 활동하는 것에 대해 좋아한다. 어떻게 보면 잘 모르시는 분도 계시지만 젊은이들이 무언가 열심히 하는 점에 대해 기특해 한다.

마을 행사를 같이하면서 활동 시작했다. 처음으로 이런 걸 하는구나 어르신들이 생각하는 계기는 벽화 그리기였다. 그 과정에서 한분 씩 다 여쭤보고 허락을 구했다. 한 분씩 오셔서 참석하는 과정들을 통해 공간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그러면서 ‘이런 일들을 할 수 있구나’라고 알아주시는 점이 생기기도 했다. 욕심내서 한 해에 다해야지 한 것은 아니다. 그런 과정들이 있어서 마을 분들과 도와주시면서 해왔다. 특히 김다운 기획자가 어르신 분들의 애정을 많이 받았다.

김다운 문화공간 양 기획자
: 매주 수요일 마다 경로당에서 식사준비 도와드렸다. 경로당 내에서 요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참여하면서 안부도 여쭤보기도 했다. 다른 작가 분들과 프로젝트하면서 집에 놀러오라는 초대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특히 공간에 자주오시는 할아버지가 마을 구경 많이 해주었다. 

김연주 
: 작가들이 마을에 프로젝트 몇 달 해서 되는 게 있지만,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사진 작업은 2013부터 어느 날 할머님이 오셔서 이야기를 했는데 사비를 들여서 80~90년대 마을 행사 비디오를 찍은 게 있지만 활용할 방안이 없어서 우리에게 기증해줬다. 기증을 받은걸 계기로 우리가 예술가 분들이랑 기록도 중요하지만, 이미 기록한 마을의 이야기도 있겠구나. 디지털화 하면서 기록의 기록. 마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록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어르신 댁에 가서 사진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디지털 기록을 해나가고 있다. 물건들을 찾고 이야기 듣고 이야기 남기고 있다. 

김태연 
: 이것이 어느 보고서에 정성적 지표로 남기려고 하려야 할 수 없는 과정들이 단단하게 뭉쳐졌다. 레지던시 이야기도 듣고자 한다. 이 작가는 어떻게 다시 오게 되었나?

이안 작가
: 부모님이 김연주 기획자와 인연이 있었다. 2013년도에 여행 온 김에 여기서 내년 레지던시에 대해 권유 받았다. 구체적인 플랜이 없어서 제안을 받아들였다. 친구들을 데리고 오라해서 피키캐스트에 연재 중인 작가도 같이 오게 되었다. 7개월 정도 머물게 되었는데, 오래 있었던 편이다. 내 작업은 거로마을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다. 마감이 다가오면서 그 마을이 조만간 사라지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공업단지 올라오면서 주민이 이주하게 되고, 도로변에 집들이 몇 개 없애서 만들었다는 이야기 등을 들으면서 더욱 느끼게 되었다. 다시 돌아갔다가 일자리 제안으로 오게 되었다. 이번엔 문화공간 양 옆에 맨션 두 채가 건설 되는 것을 보면서 사람이 사는 공간이긴 하지만, 거로 마을이 지워지고 있다는 걸 유독 느끼게 되었다. 

김연주 기획자가 하고 있는 기록의 작업들에 대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마을 없어지는 건 막을 수 없지만, 형태를 남기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화, 영상 등으로 남긴다는 점이 향토자료집보다 힘이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다시 와서 경로잔치 때 일을 도우러 갔다. 젊은 아주머니가 우리가 일하는 것을 보고 갤러리 아가씨냐고 물으셨다. 문화공간 양에서 왔다고 하니 제일 열심히 한다고 좋아하셨다. 제일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그 전에 같이 온 친구는 시기가 경로잔치 시기여서 놀러왔지만 도와주게 되었다. 그 친구가 ‘요즘 온라인에서 페미니즘 이야기를 하지만 여자는 그저 남자의 노예야’ 라고 이야기를 했다. 부조리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이 작업의 중요성 느끼게 되었다. 동네 아주머니들과 할머니들이 요리를 어떻게 하는지 그런 것들 말이다. 문화공간 양이 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연주 
: 이 동네가 계속 변하고 있다. 여기도 사실 아파트 개발로 많이 들어올 예정이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어르신들은 나고 자라면서 그 기억이 하나로 공유 된다. 하나의 장소에 대한 기억은 하나의 공동체 의식을 가지게 한다. 원주민 사이에서 내년에 들어오는 사람들 사이에 거리감도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기록 작업이 거리감 얼마나 줄일지는 모르지만, 마을을 알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런 곳이구나’ 알아가는 자체로 새로운 공동체가 생길 수 있다. 향토지와 같은 객관적인 글보다 예술 작품이 본질과 진실에 빨리 다가갈 수 있다. 객관적이지는 않지만, 이런 것들을 할 때, 엄밀하게 학자적으로 연구해 가면서 남기는 것이 아닌 주관적인 결과물이지만, 이 공간의 기억들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예술이 사람들에게 빨리 전달한다는 생각 가지게 되었다.

김태연 
: 내가 알고 있는 거로마을은 제주시 행정구역 어느 마을보다도 변화가 적은 마을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여기 맞아?'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변해가고 있어서 놀랐다. 도시화의 갈퀴가 여기까지 왔구나 생각하게 되면서 문화공간 양에서 하고 있는 작업들이 의미 있는 작업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한편으로 새로운 이주자들을 환영하는 또 다른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박한나
: 제주에 4년 정도 살았었다. 제주가 변화하는 걸 보게 되면서 작업하게 되었다. 마을에 초점을 두진 않지만 변화하는 환경, 개발되면서 생기거나 없어지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생각하고 작업을 하려고 기획하게 되었다. 실제로 여기 온 지는 열흘밖에 안됐다.

김태연 
:  문화공간 양의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김범진 
: 보통은 이러한 작업을 했을 때 이것들이 단순히 너무나 수동적인 기록의 측면이나 자화자찬 결과물이 되지 않게냐는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더 넓게 소통할 방안 지점에서 저희의 결과물들이 과정이라고 말한다.

하나는 올해부터 시도하는 것인데, 기록을 사운드 소리의 기록들을 가져가는 것으로 분야 를 확대했다. 보통 단순히 레코딩 생각할 수 있지만, 제주어로 갖고 노래 만드는 건 기본이고 실제로 영국에서 활동한 사운드 스트리머를 통해 유럽으로 송신 하는 중이다. 유럽의 어느 마을에게는 다른 느낌으로 가져가게 될 지 올해 시도한 적이 있다. 내년에는 상설로 설치된다.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나가게 된다. 그런 것들이 다른 지역에서는 어떻게 소통될 것이니 고민하고 있다. 

두 번째는 4.3에 대한 부분이다. 이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방면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한 부분을 베를린 공간과 올해 협력하기도 했다. 내년부터 제주와 베를린 이야기의 어떤 공통점이 있고 소통할 수 있는지, 거로 마을의 작은 이야기가 어떤 보편성을 가지는지 등에 대해 프로젝트로 예정하고 있다. 기록물들을 만들 때, 그 기록들은 실제로 국립 민속박물관시스템으로 촬영하기 때문에 정확하다.

제주 외의 지역에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 고민이다. 아주 작은 거로 마을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좀 더 타국과 작은 지점에서 공유될 수 있는 지점을 시도한다. 한 발은 마을에 다른 한 발은 또 다른 지역으로 두면서 나아가려고 한다. 

김태연 
: 보편성을 이야기해서 여쭤보려고 한다. 개인의 운영하는 공간에서 공공성을 띠는 일을 하고 있다. 사실 이것이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때로는 지치기도 하고, ‘이것까지 해야 하나?’ 고민을 하는 때도 있을 것 같다. 이런 경우가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가?

김범진 
: 극복하려고 하는 중이다. 처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 째는 천천히 간다. 두 번째는 우리와 맞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다. 마을만 해도 수많은 관련 사업들이 문화예술의 이름으로 많다. 우리가 맞는다고 생각하고 좋아야지 폐쇄적일 수도 있지만, 길게 가기 위해 선택했다. 현실성과 가능성 두 가지가 언제나 충돌하지만, 그러한 충돌은 화해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걸 인정하는 대신에 천천히 가고, 덜 지치기 위해 좋아하는 일을 하자고 생각했다. 

김태연 
: 어려운 문제이긴 하다. 많은 사람들이 문화기획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먹고 사는 일과 이상에서 힘들어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김범진 
: 항상 받는 질문이다. 극복하기 어려운 점이 사실이다. 최근에 갤러리 맞은편에 하나의 창을 올해 바꿨다. 이걸 바꾸는 데 까지 5년 걸렸다. 돈이 많이 드는 건 아니다. 공간이 수많은 기능과 이야기로 되어 있을 때, 저러한 창으로 내보일 수 있기 까지 그렇게 걸리게 되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살아남는데 천천히 가는 건 만큼 좋은 것 없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문제이다. 

김연주 
:  우리도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한다. 예술가를 위한 토론회는 실제적으로 예술가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여러 가지 주제를 가지고 해나가고 있지만, 실제적인 후원 부분에 있어 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런 것들을 할 때,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마지막으로 이야기 드리고 싶다. 

김태연 
: 여태껏 듣는 공간이었다면 오늘은 말 하는 공간이다.

김연주 
: 기본적으로 공간에서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은 일방적으로 보여주기만 하는 공간은 아니다. 전시 관련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인문 예술 읽기 모임 등 책을 서로 같이 읽기도 한다. 강의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려고 한다. 일방적인 강사의 이야기에 대해 듣는 사람은 수동적인 자세가 된다. 서로 주고받는 관계들 이야기를 나누는 일과 공간이 되길 바란다. 쉽지 않지만, 늘려가는 이유는 일방적인 공간이 아니라 이야기를 나눠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로 같이 이야기하는 공간인데, 오늘은 이렇게 많은 이야기 하게 되어서 의미가 있다. 

김태연 
: 오늘 나눈 이야기들은 기사의 육하원칙에 딱 맞게 떨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문장 너머에 이야기 담게 돼서 더욱 좋은 이야기가 되었다. 

* 기록 = 이미숙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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