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아카데미] 심리상담 전문가 박혜원의 ‘고집 센 아이’ 변화 이끄는 법
‘우리 아이는 고집이 너무 세요’, ‘아무리 말을 해도 듣지 않아요’, ‘같은 잘못을 반복해요’. 고민 많았던 부모들에게 전해진 해법은 간단했다. ‘한 번에 한 가지씩 짧게 말하라’.
28일 오전 제주시 한라도서관에서 열린 ‘나침반 교실: 2017 부모아카데미’에서 박혜원 연우심리상담소장은 고집 센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간단하면서도 분명한 조언을 건넸다. 박 소장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공인 임상심리전문가로 밴쿠버에서 심리치료와 놀이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박 소장은 아이의 고집을 이기는 대화 방식으로 ‘한 번에 한 가지씩, 짧게 말하기’를 강조했다. 아이를 긴 문장을 모두 다 듣지 못하고 깡총깡총 건너 뛰면서 듣는 토끼로 비유했다.
박 소장은 “아이가 부모의 잔소리를 다 들으려면 에너지 소모가 크고, 자존감에 상처를 입기 때문에 자신이 살기 위해 만들어낸 생존 전략”이라며 “50개월까지는 말이 길면 프로세스가 되지 않는다. 뇌가 하나씩 받아들여야 하는데 후다닥 하고 오면 골라 뽑아서 듣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연스레 부모가 한 말 중 대부분은 건너뛰게 되고 무슨 말을 했는 지 기억할 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해법도 간단했다.
박 소장은 “후렴 없이 1절만, 아이가 깡총 뛰기 전에, 짧게 한 마디로 끝내야 한다”며 “마저 한 마디 잔소리를 더 하고 싶을 때가 바로 말을 멈춰야 한다는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개념 형성의 중요성도 제시했다. 박 소장은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드는 기준이자 틀을 개념이라고 규정하면서 “키우면서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해서 ‘돼’ 혹은 ‘안돼’라고 했던 게 아이에게는 하나의 준거를 만들어주는 셈”이라며 “아이를 자존감 있게 키운다는 생각에 ‘너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 지 그 때 그 때 모를 때가 있다”며 “정확한 틀을 주는 게 아이를 훨씬 자신감 있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소장은 아이가 아픈 엄마를 위해 수프를 끓이다 부엌을 어지럽히고 그릇까지 깬 상황, 통금을 어긴 뒤 거짓말을 한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가정하면서 실생활과 밀착된 조언들을 이어갔다. ‘의도 있는 행동과 실수를 구분할 것’, ‘한 번에 한 가지 문제만 얘기할 것’을 강조했다.
‘분명하게 지시하고 기다리기’, ‘힘겨루기 대신 타협과 대안을 제시하기’ 등 현실적인 조언도 건넸다.
박 소장은 “아무리 고집 센 아이라도 개념을 만들어주면 저절로 행동이 바뀐다”며 “잘 하는 행동에는 정말 길게 칭찬하고, 잘못된 것은 짧게 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부모아카데미는 제주도교육청(이석문 교육감)이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한다. 모든 강좌는 무료이며, <제주의소리> 홈페이지(www.jejusori.net) 소리TV에서 생중계된다. 소리TV를 와 제주도교육청 학부모지원센터 홈페이지(hakbumo.jje.go.kr)에서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다음 강연은 오는 1일 오후 3시 30분 노형중 시청각실에서 진행된다. 프로젝트 학습법으로 학교현장에서 변화를 이끌어낸 경기기계공고 조용 교장이 연단에 선다.
참가신청·문의 = 부모아카데미 사무국(제주의소리) 064-711-7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