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아카데미 두번째 열매 초등생 독서모임 '해내리'...부모와 아이들 모두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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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아카데미에서 파생된 두번째 소모임 초등학생 독서모임 '해내리'. 함께 모여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모임이어서 부모와 아이들이 모두 만족하고 있다.
"책 읽기 싫어하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3일 오후 4시 제주시 삼도동 모 치과의원 사무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 7명이 둥그런 책상에 둘러앉아 강독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독서모임 '해내리'의 회원들. 인화초와 남광초, 중앙초, 아라초 등 학교는 달라도 '책읽기'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모였다.

사실 '해내리'는 <제주의소리>가 제주도교육청과 함께 진행하는 '2017 부모아카데미'의 값진 열매라고 할 수 있다.

'부모아카데미'는 뒤틀린 교육 현실에서 부모는 자녀 학습을 '감시하는 학부모'가 아닌, 자녀에게 자기주도 학습법을 안내하는 '길잡이 부모'가 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부모아카데미에 참가한 부모들로 '그림책 소모임'이 만들어진 이후 초등학생들이 중심이 돼 독서모임 '해내리'가 탄생한 것이다.

부모아카데미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민선(43)씨가 주도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부모들에게 "함께 하자"고 제안해 꾸려졌다. 모임은 11월 둘째주부터 시작됐다.

김씨는 "학교수업, 학원수업에 얽매여 휴식시간이 없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공간, 행복하고 즐거워야 할 책읽기 마저 공부가 돼야 하고, 사교육의 힘을 빌어야 하는 현실 속에 뜻있는 부모들끼리 책읽기라는 공감의 틀을 마련하자고 의기투합했다"며 "아이들 마음 속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보고, 해내자는 의미에서 '해내리'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송진희씨(45)는 "(독서모임을 위해)학원 시간을 조율해야 하고, 부담없이 아이들이 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걱정도 했다"며 "아이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자기 의견과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이젠 아이들이 먼저 독서모임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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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아카데미에서 파생된 두번째 소모임 초등학생 독서모임 '해내리'. 함께 모여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모임이어서 부모와 아이들이 모두 만족하고 있다.
신문경씨(44)도 "우리 아이도 혼자 책읽는 것보다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는 것에 대해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했다"며 "학교와 학원에서 경쟁을 하던 아이들이 책을 통해 더욱 친해지는 것 같아 보기가 좋다"고 흐뭇해했다.

아이들의 반응도 좋았다.

그동안 의무적으로 읽어야 했던 아이들도 책을 통해 다른 아이들의 생각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인화초 강혜민양은 "집에서 혼자 책을 읽을 때는 금방 지겨워지는 데 친구들과 함께 읽으니 더 재미있다"며 "한가지 주제를 두고 토론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양은서양도 "독서모임을 통해 여러가지 책을 읽고,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나눌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오범진군도 "학교나 학원에서 강제로 읽어야 하는 게 아니라 함께 읽어서 좋다"며 " 나와 다른 생각과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초 서영호군은 "처음에는 하고 싶지 않았는데 이젠 일요일이 기다려진다"며 "그림책부터, 소설, 창작동화, 만화책까지 다양하게 읽을 수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부모들은 '해내리'가 초등학교 뿐만 아니라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계속 이어지길 바랐다.

김민선씨는 "부모아카데미 강사였던 백화현 선생님과 15일 만나기로 했다"며 "아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엄마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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