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대변자 역할 필요

마을의 사전적 의미는 도시에서 떨어진 시골이라는 의미지만 꾸밈이 없는 순수함과 정겨움이 가득한 마을이란 의미도 된다. 제주지역 곳곳을 알리기 위해서는 마을과 마을을 잇는 홍보 수단이 필요하다. 도 언론들을 통해 마을을 알리기에는 특집형태의 간헐적 보도를 제외하고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마을 알림이를 자처한 가칭 ‘제주 마을미디어협동조합’이 도내를 순회하며 사업설명과 함께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참으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사적으로 빈약한 제주지만 마을마다 숨겨진 이야기와 문화의 가치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내용들이 많다.

그러나 이를 알리는 언론의 역할이 없다면 묻혀 지고, 세월의 흐름 속에 사라져버리고 만다. 또 역사, 문화가치가 있는 자원들도 방관 속에서 방치되거나 유실될 확률이 많다.

요즘은 개별관광객이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관광 트랜드는 정해진 관광코스보다는 인터넷을 이용해 특이한 관광지와 생태관광, 농촌체험 등을 선호하는 추세다. 마을미디어는 이런 관광패턴에도 아주 잘 맞는다.

우리 마을의 역사, 문화가치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마을대변자로서 언론의 역할이 요구된다.

마을의 역사, 문화의 지킴은 우리 스스로가

요즘은 인터넷의 발전에 힘입어 자고나면 변하는 세상이라고 한다. 내 손안의 스마트폰 속의 세상이랄까.

정보화 사회에 살아가는 세태의 변화에 혼란스러울 정도로 변해도 너무 변했다는 이야기를 주고받기가 지속되다보니 이젠 자연스럽게 익숙해져, 어느 것이 틀린지도 모를 정도다.

현대화 물결에 힘입어 너도나도 삶의 환경편의에만 집중돼 제주 고유의 문화들이 자고나면 없어져 버리는 것들이 있음에 안타깝다.

어느 한 마을을 탐방했을 때의 일이다. 마을 담벼락의 그림을 설명하는데 ‘저 벽에 그려진 할아버지는 누구시냐’고 물어봤다. ‘이 마을의 촌장이었겠죠’라고 말해서 그냥 믿고 다른 곳으로 향했지만 과연 그것이 이 마을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정비 사업이란 명분 아래 집집마다 울타리였던 제주 고유의 돌들은 전부 사라지고 블록으로 쌓아놓고는 그게 보기 싫어서 다시 그림을 그려 놓은 건 아닐까. 제주의 돌 그대로 사용해 울타리를 깔끔하게 쌓는 그 자체가 옛 길이 되고 제주문화를 보고 느낄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행정의 주도 속에 우리의 것을 지키려는 노력 부족과 편리성만 생각한 개발행위로 빚어진 결과는 아닐까.

마을의 소소한 이야기도 알리는 언론으로

최근 수눌음을 기본으로 자치와 협동을 일궈나가겠다는 마을미디어협동조합의 설립에 사람들이 각 지역에서 몰려들고 있다. 도내 언론은 제주사회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다보니 마을 이야기는 뒷전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의 벽을 허물고 마을 구석구석을 상세하게 알리는 활동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느끼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마을의 소소한 이야기나 마을이 필요한 사항과 의견들을 정기적으로 보도하는 간행물을 발간하는 언론은 없다.

제주 마을의 소소한 이야기까지 알리는 언론으로서 역할을 우선 하겠다는 ‘마을미디어협동조합’ 이야기가 제주의 마을들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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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인택. ⓒ제주의소리
마을의 숨겨진 오래된 이야기를 찾아내 문화의 가치로 만들고, 마을만이 갖고 있는 특성과 토산품, 먹거리, 행사, 마을사람들 개개인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지속적으로 전해지는 기반환경이 될 때 그 발전상은 아무도 예단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이라 본다. 어디에서든 제주를 찾는 관광객과 도민사회에 골고루 전달되는 마을전도사 역할에 진력해야 한다.

이런 환경 마련을 위한 전초적인 역할을 마을미디어협동조합이 큰 꿈을 펼치고 있다. 제주 마을들의 진면목을 알리는 ‘제주마을의 대표적인 언론’으로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 사단법인 제주관광진흥회 사무처장 양인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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