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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단체 협상 난항, 11일 본회의 개최엔 합의…현우범-고충홍 ‘무기명 투표’ 가능성

[기사보강=12월6일 16시10분] 故 신관홍 의장의 별세로 공석이 된 제주도의회 의장 선출을 놓고 교섭단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결국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의장을 선출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제주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위원장 김태석)는 당초 6일 오후 2시 회의를 열어 의장 선출을 위한 의사일정 변경의 건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견이 표출되면서 오후 4시로 회의를 늦췄다.

일단 의장선출을 위한 ‘원 포인트 본회의’(6차)를 2018년도 제주도 및 제주도교육청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앞서 개최하는 것에는 의견 일치를 봤다.

오후 4시에 열린 회의에서는 6차 본회의를 11일 오후 4시에 개최하는 것으로 하는 의사일정 변경협의의 건을 가결했다.

이는 11일에는 의장을 선출해야 12일쯤 기자회견을 통해 남은 6개월 동안 의회운영과 관련한 포부 등을 밝히고, 13일 본회의에서는 직접 예산안 처리를 위한 의사봉을 잡게 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현재 의장 선출과 관련한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는 교섭단체 협상을 통해 차기 의장을 내정한 뒤 무기명 투표를 실시해 왔다. 사실상 ‘합의 추대’가 관행이었던 셈이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달라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교섭단체간 물밑 협상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의장은 제1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0대 의회 원 구성 당시 합의를 따르자는 것이다.

반면 바른정당은 10대 의회 출범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입장이다. 당시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양당이 원 구성 협상을 진행했지만, 지금은 양당 협의만으로 의장 선출 문제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4자간 합의(민주당, 바른정당, 자유한국당, 미래제주)를 주장하고 있다.

아전인수식의 상황 해석으로 무조건 자당 의원이 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교섭단체 협상에서 합의 추대(내정)가 불발될 경우에 양 측은 무기명 자율 투표를 진행, 차기 의장을 선출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될 경우는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제주도의회 의석 분포는 △민주당 16명 △바른정당 12명 △자유한국당 5명 △무소속 7명(교육의원 5명 포함)이다. 민주당이 제1당이긴 하지만 과반에는 미치지 못한다. 모든 의원이 투표하고, 자당 의원이 몰표를 던졌을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최소 3명을 더 확보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과거 바른정당과 한 솥밥을 먹었다는 점에서 다시 한 배를 탈 공산이 크고, 진보 성향 무소속 의원 2명은 민주당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차기 의장 선출을 위한 보궐선거는 5명의 교육의원이 사실상의 캐스팅보트가 된 셈이다.

제1·2당인 민주당과 바른정당은 차기 의장 선출과 관련해 교통정리를 끝냈다.

민주당에서는 3선인 현우범 의원(남원)으로 사실상 정리가 됐다. 50년생으로 당내에서는 좌남수 의원에 이어 두 번째 연장자다. 고위공직자 출신으로, 6개월짜리 단명이어도 ‘의장’은 곧 가문의 영광일 수 있다.

바른정당에서는 역시 3선인 고충홍 의원(연동 갑)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48년생으로 10대 의회 전반기 의장에도 도전한 바 있다. 당내 조율을 위한 투표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연장자인 구성지 의원에 밀려 ‘의장의 꿈’이 무산됐다.

차기 의장 선출을 놓고 동상이몽인 민주당과 바른정당이 극적으로 합의점을 도출하며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력을 발휘할지, 아니면 볼썽사나운 자리싸움을 연출할지 도민사회의 눈과 귀가 민의의 전당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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