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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후 3시35분쯤 제주시 노형동 모 식당 앞 주차장에서 말레이시아인이 트렁트에 있는 돈을 훔치자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범인을 붙잡았다.<제주지방경찰청 제공>
우체국-경찰 사칭 차 트렁크에 현금 두도록 유도...범행 현장서 시민들이 잡아 경찰에 인계

60대 여성이 제주도심 한복판에서 보이스피싱으로 수천만원을 잃을 뻔한 순간 시민들이 직접 나서 피해를 막아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특수절도 혐의로 말레이시아인 칭모(26)씨와 조모(27)씨, 쿠모(27)씨 등 3명을 붙잡았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11월23일 무사증으로 제주에 들어온 뒤 제주시내 한 모텔에 머물며 보이스피싱 범행을 모의했다.

이들 일당은 6일 오후 3시35분 우체국 직원과 경찰관을 사칭해 A(62.여)씨에게 전화를 걸어 “명의도용 피해가 우려되니 현금을 인출해 차량에 보관하라”고 말했다.

이에 속은 A씨는 돈을 인출한 뒤 제주시 노형동의 한 식당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 2000만원을 넣는 순간 칭씨가 접근해 돈을 훔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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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후 3시35분쯤 제주시 노형동 모 식당 앞 주차장에서 말레이시아인이 트렁트에 있는 돈을 훔치고 있다.<제주지방경찰청 제공>
당시 경찰이 출동하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긴 A씨가 도움을 요청하자 인근 식당에 있던 60대 여성과 한 남성이 힘을 합쳐 칭씨를 붙잡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후 5시2분 현장에서 칭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공범이  있는 것으로 보고 칭씨가 머물던 모텔 폐쇄회로(CC)TV를 통해 공범 2명을 추가로 확인했다.

경찰은 곧바로 제주공항경찰대에 공조수사를 요청해 김포행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해 제주공항에서 대기중이던 공범 조씨와 쿠씨를 탑승 18분전인 오후 7시17분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범행 경위와 공모관계를 조사하고 중국으로 추정되는 콜센터 조직책 검거를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범행 현장에서 피해자를 도와 범인 검거에 나선 시민에 대해서는 감사장을 수여하고 보상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경찰은 “전화상으로 개인정보와 금융정보를 확인하거나 인출을 유도하는 경우는 없다”며 “보이스피싱이 의심될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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