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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오 극본 <선물, 이제 와서> 15~17일 공연...여성 캐릭터의 굴곡진 삶, 2인극으로 조명

한 해가 저물가는 연말, 지난 삶을 되돌아보며 잔잔하게 감성을 자극할 연극이 제주도민들에게 찾아간다.

한진오 극본, 김수보 연출작 <선물, 이제 와서>가 15일부터 17일까지 세이레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15일은 오후 7시 30분, 16~17일은 오후 3시와 7시다.

이 공연은 ‘수영’이란 한 인물의 50대와 80대를 동시에 보여주는 2인극이다. 말괄량이 여고생이었고 남들이 다 하는 결혼도 했지만, 아버지가 남긴 마음 속 상처는 주인공을 오랫동안 괴롭힌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흐른 뒤, 스스로를 찾는 여행을 떠난다.

무대 위에 등장하는 사람은 오직 2명뿐이다. 두 배우는 50대에는 떡집 사장, 80대에는 그저 할망으로 불리는 ‘수영’을 각각 연기한다. 동시에 여러 명의 등장인물도 함께 소화한다. 놀이패 한라산 대표를 역임하고 한국민족극운동협의회의 ‘민족광대상’을 수상한 윤미란 씨, 상상놀이터 대표이자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하는 현애란 씨가 주연을 맡았다.

한때는 소녀였고, 수줍은 꽃 같은 여인이었으며, 어느새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짊어진 이들의 과거·현재·미래를 통해, 관객들은 잊었던 그리고 잃어버렸던 나를 찾을 수 있다. 찰진 수다와 감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매력도 있다.

극본은 한진오 씨가 썼다. 신화 연구자로서 빼어난 글 솜씨, 입담을 자랑하는 한 씨는 지난 2005년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龜里겉보리농사일소리>로 대통령상과 연출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11년 토크멘터리 드라마 3부작 <유배>로 한국방송대상 지역 다큐멘터리 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 모노드라마 <이녁>, 창작오페라 <광해 빛의 바다로 가다>, <4월굿 꽃사월 순임이> 등 다양한 작업을 해왔다.

연출은 <좀녀풀이>, <정약용프로젝트>, <애기동백꽃의 노래>, <사월굿 순임이>, <추억 그리고 시작>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하고 안무·연주를 맡은 김수보 씨가 소화했다. 제작·기획은 문화기획자 겸 여행작가 조미영 씨다. 음악은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 대취타 이수자이자 국악실내악단 제주락 단원인 박이남 씨가 맡았다. 미술은 고경화, 조명 감독은 강경호 씨다.

한 씨는 작가의 글에서 “극 중의 두 사람은 현재와 미래가 만난 동일인물이며 주변의 서브캐릭터들도 떡집과 할망이 지닌 인간 내면의 다양한 존재들이다. 어쩌면 그들의 꿈은 사회로부터 결정지어진 ‘나’가 아닌 마음의 심연 깊은 곳에 잠복한 진짜 ‘나’라는 존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며 “떡집과 할망은 제각기 ‘진짜 나’라는 존재를 찾는 여정을 꿈꾼다. 떡집은 자신을 찾아 떠나려고 마음을 다잡는 중이고, 할망은 자신을 찾아 여행을 시작했다.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 줄 모르는 그런 여행”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은 제주메세나협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관광공사, 농협중앙회가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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