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현지 촬영한 <파미르>...“블랙리스트 사건 겪고 산티아고 순례” 근황 알려

오멸 감독이 종편 채널 JTBC에 출연해 오랜만에 근황을 알리면서 신작 단편영화 <파미르>를 공개했다.

오 감독은 10일 오후 10시 30분 방영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전체관람가>에 출연했다. <전체관람가>는 영화감독에게 일정 금액의 제작비를 지원하고 단편 영화를 제작하면서, 그 과정과 결과물을 공유하는 ‘영화-TV방송’ 콜라보 예능 프로그램이다.

오 감독은 박근혜 정부에서 제주4.3영화 <지슬>을 찍었다는 이유만으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 해녀를 소재로 한 신작 <인어전설> 지원이 돌연 끊기는 등 여러 가지 고초를 겪었다. 당시만 해도 반신반의했지만 ‘박근혜-최순실’ 사태가 터지고 특검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오멸 감독 블랙리스트설'은 사실로 드러났다.

그는 <전체관람가>에 출연해 메가폰을 놓을 수 밖에 없었던 사연과 세월호를 다룬 신작에 대해 밝혔다. “<지슬> 이후 힘든 시간을 보냈다. 블랙리스트 등 여러 가지 문제로 마음고생을 겪은 뒤, 최근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 800km 길을 걸으면서 시나리오를 구상했는데, JTBC <전체관람가> 섭외가 와서 시나리오를 일부 수정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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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방영한 JTBC 예능 프로그램 <전체관람가>에 출연한 오멸 감독. 사진=<전체관람가> 갈무리. ⓒ제주의소리

<전체관람가> MC인 영화배우 문소리 씨는 자신이 오멸 감독을 추천했다면서 “오 감독의 작업 방식과 영화 주제 안에는 독립영화 정신이 처음과 끝까지 담겨있다”고 호평했다.

10일 방송을 통해 최초 공개된 오 감독의 신작 <파미르>는 세월호 사고로 절친한 친구를 떠나보낸 학생이, 친구의 꿈이었던 파미르(Pamir) 고원을 대신 찾아간다는 이야기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 남아버린 사람들의 심정과 치유를 담아낸 작품이다. 감독 개인에게는 2015년 세월호 사건을 은유적으로 다룬 <눈꺼풀>에 이은 두 번째 세월호 관련 영화다.

방송에서는 몽골 현지 촬영 당시 에피소드도 함께 소개됐다. 오 감독은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활동하며 좋은 작품을 만드는 감독들이 많다. 독립영화, 저예산영화라 잘 드러나지 않는데, 그런 분들을 대변해서 많은 사람들이 독립영화 작품을 살펴보는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출연 소감을 <전체관람가>를 통해전했다. 오 감독의 <파미르>는 유튜브를 통해서 무료로 볼 수 있다.

한편, 오멸 감독이 연출한 <인어전설>은 지난 10월에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관객들에게 처음 소개됐다. 내년 이후 일반 극장에서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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