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UNESCO)가 인증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는 다양한 야생식물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섬 전체가 한라산의 영역이나 다름없는 제주는 해안 저지대에서 오름과 하천, 곶자왈, 그리고 백록담 정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과 지역에 분포하는 야생식물들이 오랫동안 생태계를 이루며 뿌리 내렸습니다. 멸종위기 식물에서부터 지천에 퍼져 있는 야생식물까지 능히 식물의 보고(寶庫)라 할 만합니다. <제주의소리>가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 자라는 식물의 가치를 널리 알려 지속적인 보전에 힘을 싣기 위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를 카드뉴스 형태로 매월 격주로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5. 한란 <Cymbidium kanran Makino > -난초과- 

오늘은 겨울 한라산의 진객 '한란'으로 안내해 보겠습니다.
난초과의 식물인 한란은 제주도의 한라산 남쪽 경사면의 해발 120미터에서 850미터의 상록수림대에 분포합니다. 각종 개발과 남획으로 인하여 자생 개체수가 크게 감소하여 1967년 7월에 천연기념물 제 191호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 2002년 2월에는 상효동 소재 1616번지 일대의 한란자생지를 천연기념물 제 432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습니다.

▲ 제주 한라산의 진객 '한란' ⓒ제주의소리

한란은 한국,중국,일본과 대만 등지의 동북아시아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상록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꽃이 피는 시기가 11월~1월로 추울때 꽃이 핀다고 하여 한란<寒蘭>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한란이 속해 있는 'Cymbidium'속 식물들은 호주와 인도지역, 중국, 동남아시아의 산악지대, 그리고 우리나라와 일본 등지에 70여종이 자생한다고 합니다.

▲ 제주 한라산의 진객 '한란' ⓒ제주의소리

다양한 화색과 향기를 가진 꽃은 부드럽고 아름다운 잎과 조화를 이루며, 잎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부드러워 봄에 피는 춘란과 구별됩니다.

▲ 봄에 피는 춘란 '보춘화' ⓒ제주의소리
 
제주에서는 천연기념물 제 191호인 제주 한란을 보호하고 그 가치를 소개하며, 멸종위기 제주 한란의 생태학습장,자연유산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서귀포시 상효동에 한란전시관(http://jejuorchids.seogwipo.go.kr)을 상설 운영하고 있습니다.

▲ 제주 한라산의 진객 '한란' ⓒ제주의소리

한란은 난초중에서도 가장 귀한 종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겨울에 피는 꽃은 황록색,자주색 등 다양한 화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감 설명에 따르면 꽃색에 따라 녹색 계통 23품종,자색 계통 17품종,적색 계통 6품종, 혼색 계통 4품종 등 50여 품종이 자생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 제주 한라산의 진객 '한란' ⓒ제주의소리

그동안 무분별한 채취와 겨울철 먹이를 구하기 위하여 나온 야생동물들에 의해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목초지 개간과 감귤원 등 인위적인 환경에 의해서도 숫자가 줄었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일본의 구주,시코쿠,혼슈,대마도,중국의 저장성,푸젠성,대만의 화롄 지역에서 자생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 자생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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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한라산의 진객 '한란' ⓒ제주의소리

옛 문헌에 나오는 한란의 기록으로는 영조 51년<1775년>에 제주목사로 부임해 수년간을 지냈던 여암 신경준이 쓴 '여암유고'가 있습니다. 이 문헌에 따르면, '오직 제주도에만 있는 일경다화성<一莖多花性>인 혜<蕙>가 있다'고 하였는데,여기서의 '혜'가 바로 한란이라고 합니다. 일경다화성은 꽃대 하나에 여러 송이 꽃이 피는 것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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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한라산의 진객 '한란' ⓒ제주의소리

선조 34년<1601년> 안무어사로 제주에 내려왔던 김상헌의 '남사록'에는 이 한란의 자생지에 대한 언급이 나옵니다. 한란이 분포한 지역을 홍로리<洪瀘里>와 호근뢰리<好斤磊里>라고 기록한 것으로 보아 지금의 서귀포시 서홍동과 호근동에서 한란이 많이 자생하였던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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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한라산의 진객 '한란' ⓒ제주의소리

한란의 개화시기는 11월부터 피기 시작하는데, 서늘하고 습한곳을 좋아하여 계곡의 습한 지역의 상록활엽수림,낙엽활엽수림 지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한란의 생육환경이 까다로워 자생지가 제한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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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한라산의 진객 '한란' ⓒ제주의소리

 마치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양 피어 있는 한란을 보며 올 겨울에도 추위를 견디고 잘 자라 주기를 응원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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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한라산의 진객 '한란' ⓒ제주의소리

이 한란은 늘씬한 잎과 줄기를 가져서 그런지 '미인'이라는 꽃말을 가졌습니다.
일본이나 중국,대만의 한란은 식물학적으로는 차이가 없지만,향기 측면에서는 제주의 한란만큼한 것이 없다고 합니다.
마지막 남은 2017년 12월 한달은 한란의 향기처럼 맑고 깨끗한 향기가 도민과 독자님들 집안에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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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한라산의 진객 '한란' ⓒ제주의소리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 올해 자생 한란의 개화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야생 한란 외에도 제주한란전시관의 협조로 촬영한 상설전시관에 전시 중인 꽃이 피어있는 한란 사진도 함께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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