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제주 탑밴드 페스티벌] 10개 참가팀 넘치는 끼 발산...대상 '청월' 수상

타오르는 열정과 넘치는 끼를 주체할 수 없었다. 제주지역 최고의 고교·청소년 밴드를 가리는 '2017 제주 탑밴드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열린 가운데, 대상의 영예는 밴드 '청월(淸月)'이 차지했다.

<제주의소리>가 주최하고 제주도개발공사와 이니스프리모음재단이 후원한 탑밴드 페스티벌이 16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제주 김만덕기념관 공연장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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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시작돼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탑밴드 페스티벌은 도내 고교·청소년 밴드의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에는 △PLAN'B, PLAN'B2(서귀포시청소년문화의집) △창공17, 창공18(남녕고) △맥시멈(서귀포고) △리플래쉬(서귀포여고) △HARIBO(한라중), 여러 학교 학생들이 뭉친 연합밴드 △청월 △Lowell △The-villian 등 10개팀이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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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진은 올해 펜타포트 그레이트 루키 결승에 진출한 그룹 '디오디오'의 기타리스트 김영길씨, 제주 대표 스카밴드 '사우스카니발' 리더 강경환씨, 스트링밴드 '디어아일랜드' 리더 이병준씨 등의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참가팀들은 혁오밴드의 <TOMBOY>, YB의 <담배가게아가씨>, <흰수염고래> 등 대중적으로 익숙한 곡들부터 Within temptation의 <Paradise>, OK punk의 <Not the end> 등 강렬한 록 음악으로 관객들을 유혹했다.  국악인 박애리의 <쑥대머리> 등 파격적인 장르를 선보인 곡도 관객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손수 작사-작곡한 곡을 선보인 밴드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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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시작되자 관객은 물론 참가팀들도 너나할 것 없이 음악 안에 하나가 됐다. 경쟁팀의 공연에도 아낌 없는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는 '페어플레이' 정신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영예의 대상은 '청아한 달'을 의미하는 연합밴드 '청월'이 수상했다. 주세연, 고혁준, 김태엽, 양무현, 양철상, 김천익 학생으로 구성된 6인조 밴드 청월은 <쑥대머리>와 <해야> 두 곡을 선정해 국악과 밴드사운드를 넘나드는 파격적인 장르를 선보여 심사위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특히 이미 여러 대회를 거치며 화려한 수상이력을 지닌 청월은 이날 탑밴드 페스티벌에서도 완벽한 팀워크와 케미를 자랑했다. 중복 수상이 가능한 인기상 수상자로도 호명되면서 겹경사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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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은 <The nexus>와 <Paradise> 곡을 선보인 'lowell'의 몫이었다. 고하원, 윤현식, 김지훈, 이성은, 최자연, 유하은 학생으로 구성된 lowell은 강력한 드럼비트와 전자기타로 무장해 때로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때로는 좌중을 압도하는 강렬한 사운드를 내뿜었다. 뛰어난 완급조절이 단연 돋보인 무대였다.

우수상은 자작곡 <들소>와 <가죽자켓> 두 곡을 선보인 'The-villian'이 차지했다. 고동우, 김도현, 김재헌, 고동현 학생이 참여한 The villian은 손수 작곡한 곡을 선보인 유일한 팀이었다. 다른 팀들의 경우 6~7명 등 풀세션을 갖췄던 만큼 기타와 드럼, 베이스 등 활용 악기를 최소화 한 4인 밴드의 분전은 호응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장려상은 '창공17'과 'HARIBO' 두 팀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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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지미, 차하람, 구진, 박진수, 구현, 조은혜 학생 등으로 구성된 창공17은 작년 '2016년 탑밴드' 대상 수상의 주역들이 건재한 만큼 관록(?)과 여유가 돋보였다. <한 낮>과 <보여줄게> 등 대중적인 팝 느낌의 곡들을 화려한 밴드사운드로 재해석해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유일한 중학교 밴드로 참가팀 중 막내인 HARIBO도 장려상 수상자로 선정돼 반전을 선사했다. 고혁빈, 박재동, 이동건, 강일구 학생으로 구성된 HARIBO는 <TOMBOY>, <Round & Round> 등 두 곡을 선보였다. 나이로는 막내였지만 실력만큼은 결코 형들에 뒤쳐지지 않았다. 장려상과 별개로 인기상을 함께 수상한 것이 결코 어리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었음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김영길 심사위원은 "심사위원이기 이전에 관객의 입장으로 열심히 봤다. 제주에 자라나는 새싹들이 많아 정말 뿌듯했다. 제주도의 미래가 참 밝은 것 같다"며 새싹 뮤지션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경연 직후 펼쳐진 디오디오의 흥겨운 축하 공연도 백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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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탑밴드 심사를 맡고 있는 강경환 위원은 "지난해에 비해서는 모두가 메인스트림(주류음악)이 아닌 서브컬쳐 음악을 지켜나갔다"고 호평하면서 "다만 밴드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인데, 관객 입장에서 기타, 드럼, 베이스 등이 자기 소리를 내기에 급급했다. 입체적으로 소리를 만들어서 들려주는 것이 좋은 음악"이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그러면서 "디오디오나 사우스카니발에 일일 코칭을 원한다면 도와주도록 하겠다"며 파격적인 제안을 해 환호성을 받았다.

대상 수상팀에는 상금 100만원과 함께 제주도교육감상이 수여됐다. 최우수상은 50만원, 우수상은 30만원, 장려상은 20만원, 인기상은 30만원씩 각각 수여됐다.

한편 이날 행사가 열린 김만덕 기념관의 김상훈 관장은 나눔과 베풂의 상징답게 참가자들을 위해 200명이 먹을 수 있는 빵과 음료를 제공하며 어린 뮤지션들을 응원했다. 또 탑밴드의 오랜 팬인 현택훈 시인은 최근 발간한 신작 '기억에서 들리는 소리는 녹슬지 않는다' 책을 친필사인을 곁들여 참가팀에 선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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